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4일 `잠재성장률 추이와 부진의 원인'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3.8%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은 1인당 국민소득(GNI)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는 없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한국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1980년대 평균 7.9%였던 잠재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4.5%로 급락했다가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이후 다시 3.8%로 떨어진 것으로 황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 초와 비슷한 3.5%를 유지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잠재성장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대만의 경우 한국과 비슷하게 1980년대 초 8.5%에서 올해 3%대 중반으로 크게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이 이처럼 하락한 원인은 노동과 자본 투입량이 줄어드는 반면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라고 황 연구원은 설명했다.

잠재성장률을 구성하는 자본과 노동은 1980년대 5.1%와 1.4%에서 올해 2.2%와 0.0%로 하락했고, 또 다른 구성요소인 생산성 역시 1.7%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연구원은 "인구증가율이 정체되면서 생산가능인구 증가세가 둔화했고, 설비투자 증가율 급락 등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의 생산기반이 축소됐다"며 "경직된 노사관계와 각종 인.허가 제도 등 규제도 투자 확대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 경제구조가 유지되는 한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할 전망"이라며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고 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기존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