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명품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고급 자동차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루이비통과 오메가 등 명품 업체들은 점포 확장과 광고비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서 중국이 명품 브랜드의 도피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당 가격이 평균 4억5000만원 정도인 이탈리아 전통 스포츠 카 람보르기니의 스테판 윙클만 최고경영자(CEO)는 "3~5년 내 중국이 이탈리아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람보르기니의 세계 2위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은 람보르기니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많이 팔린 시장이었다.

또 다른 명품 카인 아우디도 지난 5월 전 세계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지만 중국에서는 28% 증가한 1만2435대가 팔렸다. 다임러의 벤츠도 5월 세계 판매가 12% 위축됐지만 중국에선 5200대를 팔아 무려 8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벤츠의 중국 판매는 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명품 소비대국에 등극했다. 지난 1월 중국의 명품 소비는 세계 명품시장의 25%에 달했다. 5월 중국의 보석류 소비증가율이 28.7%로 전체 소비증가율(15.2%)을 크게 웃돈 것도 명품 시장의 고속 성장세를 보여 준다. 국제선구보도는 2014년이면 중국이 세계 1위 명품 소비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 보고서도 있다고 전했다.

명품 소비가 늘자 세계 최대 명품업체인 루이비통은 지난달 상하이에서 28층 규모 중국 최대 명품 쇼핑몰 착공식을 가졌다. 마카오 카지노의 대부 스탠리 호와 공동으로 5억달러를 투자하는 이 쇼핑몰은 2012년 개관한다.

쇼핑몰이 들어서는 훙차오 개발구에는 다른 명품관도 입점해 명품 거리가 조성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미 루이비통의 세계 2위 시장이다. 에르메스는 중국에서 명품 핸드백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격주간 경제지 '포브스' 중문판은 지난 10일 중국 명품시장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오메가가 중국에 쏟아부은 광고비가 9446만위안(약 170억원)으로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롤렉스와 까르띠에도 각각 6703만위안(120억원)과 6430만위안(115억원)을 중국 부유층을 사로잡기 위한 광고비로 사용했다.

중국의 명품 소비는 부유층이 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맥킨지&컴퍼니는 최근 중국의 부잣집이 2015년 지금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소득 25만위안(4500만원) 이상인 중국의 세대 수가 지난해 160만곳에서 2015년 440만세대로 늘어나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부잣집을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게 맥킨지의 예상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