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건설은 지난 23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히면서 경 회장이 사재 474억원을 현금으로 회사에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경 회장 개인 소유인 충남 아산의 27홀 골프장(최근 준공)과 정보기술(IT)관련 자회사 르네코의 경 회장 지분을 매각해 각각 300여억원과 100여억원의 자금을 확보,출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문은 이 자금을 1,2월 회사 운용자금으로 사용했다.
회사 측은 그러나 경 회장이 어떤 형식(유상 또는 무상)으로 사재를 출연했는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 회장의 사재출연 규모는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받게 될 유동성 지원자금(494억원)과 맞먹는 수준으로 상당히 큰 금액"이라며 놀라워했다.
반면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건설업체들은 경 회장의 사재출연이 자칫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눈치다.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오너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해올 경우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 있다"며 "과거에도 일부 건설사 오너들이 뒷돈을 챙겨놓고 회사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터라 사재출연 요구가 거세질 경우 빠져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오너들이 이미 자신의 집 등 개인자산을 채권단 측에 담보로 내놓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워크아웃 추진 업체 중 한 곳인 신일건업의 홍승극 명예회장은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땅을 채권단에 담보(평가액 70억원)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0년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도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3700억원대의 사재출연과 보유주식 소각을 단행했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