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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제품이 '5000만원'? 자전거에도 '레트로 붐' 불었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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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제품 모으는 클래식 자전거 덕후들
    실질소비 줄어든 추세에도 지갑 여는 '하비슈머'
    시세 5000만원대 1000만원대까지 제품까지
    '불편한 재미', '낭만'으로 클래식 자전거 빠져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들이 시륜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회원은 총 50명이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들이 시륜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회원은 총 50명이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한 사이클링 카페. 사위가 어두워졌어도 안전모에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카페 앞에는 자전거 주차 줄이 늘어섰다.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의 시륜회로, 클래식 자전거 '덕후'들이 몰려온 것이다.

    클래식 자전거는 1980년대~2000년대에 만들어진 자전거를 지칭한다. 출시된 지 40년이 지난 제품이지만, 자전거 덕후들은 웃돈을 주고 프레임과 부품을 산다. 이날 시륜회에는 5000만원 상당의 클래식 자전거가 등장했다. 해당 자전거를 소지한 A씨는 "'김건모 자전거'로 알려진 제품"이라며 "처음부터 5000만원은 아니었고 사제 옵션을 넣고, 부품들이 보통 해외에서 오다 보니 환율 계산까지 해서 그 정도 된다"고 소개했다. 김건모는 지난 2016년 SBS '미운우리새끼'에 출연해 7년 동안 모은 한정판 자전거 5대를 공개한 적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이 5000만원에 준하는 클래식 자전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이 5000만원에 준하는 클래식 자전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실질 소비 지출 줄어들어도…1000만원 지출하는 '하비슈머'들


    이 같이 취미에 적극적으로 돈을 투자하는 '하비슈머(Hobbysumer·취미와 소비자 합성어)'는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확실한 소비력을 유지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및 연간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 영향을 제거한 월평균 실질 소비 지출은 293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연간 소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실질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하비슈머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날 시륜회에서 카본 소재가 섞이지 않은 1980년대 클래식 자전거 제품만 8대가 전시됐다. 콜나고 아라베스크, 비앙키 스페샬리시마 등 수제 자전거로 프레임, 구동계 등 부품까지 합하면 100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들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들이 시륜회에 참석해 소유한 자전거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들이 시륜회에 참석해 소유한 자전거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스스로를 '자덕'(자전거 덕후)라 부르는 이들은 클래식 자전거의 매력 요소를 '불편함에서 오는 재미'로 꼽았다. 클래식 자전거는 연식이 오래된 만큼 완제품으로 거래되는 경우는 몇 없다. 주로 퍼즐을 맞추듯 프레임, 구동계, 휠셋 등 거래 사이트에서 모아 자전거 한 대를 조립하는 식으로 제품을 완성한다.

    클래식 자전거 1대와 생활용 자전거 2대를 보유한 이동훈(37) 씨는 "(클래식 자전거) 부품을 다 모으는 데 2년 반이 걸렸다"며 "마음에 드는 프레임을 2016년부터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구매하기도 했다. 모으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와 달리 기어가 핸들이 아닌 프레임에 설치돼 있다. 핸들 기어와 달리 기어를 변경하는 데 불편함이 있지만 자덕들은 이를 '낭만'이라 입을 모았다. 동호회에 가입한 지 5년 됐다는 40대 B씨는 "발매 당시 가장 매력적인 자전거들을 모으는 것"이라며 "지금 나오는 자전거와 비교하면 느리고 타기도 힘들다. 디자인, 소재,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그 당시 명성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타는 맛도 다르다. 그래서 클래식 자전거를 모으는 수집가도 있고 구동계만 현대식으로 바꿔 직접 타는 사람들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40대 남성 위주인 클래식 자전거 시장…최근 20대 이하도 유입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들이 시륜회해 자신이 소유한 자전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사이클링 카페에 클래식·빈티지 자전거 동호회 '클래식 앤 빈티지' 회원들이 시륜회해 자신이 소유한 자전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클래식 자전거 동호회 회원은 40대 남성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20대 이하 회원도 유입되고 있다. 클래식 자전거와 동일하게 조립해 만드는 픽시 자전거가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클래식 자전거에 관심을 갖는 20대 이하 소비자층이 늘어난 것이다. 21살 대학생 C씨는 "중3 때부터 자전거를 타다가 픽시 자전거를 접하면서 고1 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했다.

    10대 소비자도 있었다. 경기도 광주에서 온 현승준(18) 군은 "2년 전쯤 번개장터에서 클래식 로드 자전거 프레임을 파는 걸 보고 궁금해서 입문하게 됐다"며 "지금 클래식 자전거 2개가 있다. 요즘엔 없는 기능이나 디자인이 빈티지에는 있다. 불편할 수 있지만 불편함에서 오는 재미 때문에 모으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할 것 같다"고 전했다.

    클래식 자전거 시장은 자전거 제조 과정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고착화되면서 더욱더 각광받고 있다. 과거 클래식 자전거는 유럽 브랜드 소속 장인이 직접 만들어 판매됐다면 쇠가 아닌 카본이 주류 재질로 부상하면서 현재 자전거는 중국, 캄보디아에서 OEM으로 유럽 브랜드만 단 채 팔고 있다는 게 클래식 자전거 소비자들의 설명이다.

    해당 클래식 자전거 동호회 스태프인 D씨(40)는 "장인이 직접 만든 자전거가 시중에 줄어들면서 오히려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레트로붐이 자전거 시장에도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동호회는 현재 5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친환경과 웰니스 트렌드로 글로벌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도 성장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MI에 따르면 글로벌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 규모는 2024년 11억6000만달러(약 1조7010억원)에 달했다. 2025년과 2034년 사이에 8.2%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34년에는 25억3000만달러(약 3조7099억원)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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