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화두를 '도전'으로 내걸었다. 세계 조선업계 4위로 도약한 데 만족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유럽,한국,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바탕으로 올해는 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태양광 사업,해양 플랜트 분야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TX는 작년 8월 'STX유럽(옛 아커야즈)'의 인수를 마무리하고 STX유럽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STX는 크루즈선,특수선 분야 우위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다. 총면적 550만㎡(170만평) 규모의 STX 다롄 조선해양 생산기지는 STX의 첫 해외 조선소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축이다. 선박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공정이 한곳에 집중해 있는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초기지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X 관계자는 "유럽,중국 등 해외 조선소는 인도네시아,남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거점"이라고 말했다.

STX는 클락슨이 발표하는 수주 잔량 기준으로 지난해 말 세계 조선업체 4위로 뛰어올랐다. 해외 생산 거점 확보와 함께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이 이 같은 결과를 낸 원동력이다. 지난해 7월 17만3600CBM급 LNG선 건조에 착수,고부가가치선 본격 건조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특수선인 해군 고속함(검독수리-A)도 착공했다.

선박 제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STX는 해양 플랜트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07년엔 2억달러 규모의 '파이프 레잉 베셀(Pipe Laying Vessel)'을 수주했고,작년에도 총 8억달러 규모의 원유시추선 계약을 따냈다. STX 관계자는 "올해에는 기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기반 삼아 EPC(Engineering,Procurement & Construction) 공사의 수행 능력을 확보하고,드릴십 LNG플로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양 플랜트 분야에선 브라질,서아프리카 시장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해운 분야와 함께 STX는 태양광,풍력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07년 12월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STX솔라'는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향후 5년간 2000억원이 투입될 STX 솔라는 연간 50㎿의 태양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STX그룹 지주 · 해운 · 에너지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철 부회장은 "그동안의 그린비즈니스가 기존 업종에 '그린'이라는 옷만 입혀 놓은 것이었다면 STX그룹은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과 국가의 지속가능 성장을 뒷받침해갈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