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금값이 크게 오르면서 금을 사려는 외국인들이 뉴질랜드에 많이 몰려들고 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뉴질랜드 화폐주조소의 금 거래담당 마이크 오케인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보험에 들듯이 현금으로 금을 사두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값은 2년 전에 비해 두배나 올랐으며 지난주는 온스당 1천745 뉴질랜드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었다.

오케인은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등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파산하면서 뉴질랜드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 두 회사가 파산했을 때는 하루 거래량이 한달 거래량과 맞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려와 걱정 속에 또다시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지난주 미국의 한 구매자는 100만달러 상당의 금화 570여개를 사갔으며 보름 안에 다시 100만 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아시아인 부부가 50만달러어치의 금화를 사기 위해 곧 뉴질랜드로 올 것이라며 그들은 금화를 사서 들고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한 뉴질랜드인이 두차례에 걸쳐 100만달러씩의 금화를 사갔다며 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그 사람의 신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10만달러어치 이상 되는 금 판매 건수가 지난달에 5건이나 있었다.

지난해 10월과 9월에는 10만달러 이상되는 거래가 각각 14건과 11건이었다.

10만달러어치 금은 뉴질랜드 화폐주조소가 만든 금화로 54개이며 이것을 쌓아올리면 볼펜 길이와 비슷한 13.5cm 높이가 된다.

또 100만달러는 지폐로 할 경우 상당한 부피가 되지만 금으로 하면 구두 상자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오케인은 뉴질랜드가 금을 보관해두는 곳으로는 매우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뉴질랜드 금을 산 구매자들의 절반은 뉴질랜드 화폐주조소의 금고에 보관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금괴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며 또 그것을 사는 것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며 하지만 개인 기업인 뉴질랜드 화폐주조소는 모든 절차를 가능하면 간단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자가 주문을 하면 24시간내에 주문을 확인을 하고 1~4주안에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지금은 금을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지만 사가는 양이 다양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보통 한번에 사가는 양이 25만달러어치 정도 됐으나 지금은 한 번에 금화 한두개를 사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20~30만달러어치를 사가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화폐주조소는 호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여러 지역의 믿을만한 공급자들로부터 금을 사들인 뒤 그것을 녹여 금괴를 만들고 금괴를 사용해 키위가 새겨진 31.1g 무게의 경화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