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의 백악관은 럭셔리 or 실속?
새 주인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대통령이 20일 입주하는 백악관은 어떻게 꾸며질까.

백악관은 통상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할 때마다 퍼스트레이디의 주도로 재단장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백악관의 안주인이 되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을 어떻게 단장할지는 아직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큰 돈이 드는 공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800년 2대 존 애덤스 대통령이 첫 입주한 백악관은 1814년 대영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재건하면서 외벽을 하얗게 칠해 백악관이란 명칭을 얻었다. 백악관은 190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때 대대적인 개조공사가 이뤄졌다. 웨스트윙(대통령 집무공간)도 이때 만들어졌다. 백악관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데 관심이 많았던 퍼스트레이디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가 꼽힌다.

재클린 케네디가 안주인이었을 당시 미국 의원들로부터 백악관이 너무 프랑스풍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낸시 레이건은 미 서부 베벌리힐스의 연예인 집을 꾸며줘 유명해진 테드 그래버란 인테리어 전문가를 고용해 백악관을 확 바꿨다. 낸시 여사는 식기세트 구입에 21만399달러(2억8600만원)를 썼다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부인에게 2만달러만 주고 백악관을 꾸미게 했다. 남북전쟁이 예견되던 당시 상황을 감안해서다. 몇 달 뒤 추가 예산 요청이 있자 링컨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백악관을 꾸미는 데 드는 돈은 어디서 나올까. 미 의회는 매년 백악관의 유지 · 보수에 160만달러(약 22억원)의 예산을 할당한다. 여기에는 4년마다 지급되는 10만달러의 개인공간 개선비용도 포함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