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다복회 사건이 문제 발단"

곗돈 문제로 계원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강남의 고액 계모임 한마음회 계주 이모(55.여) 씨는 26일 "계의 총 규모는 150억원으로, 타야 될 사람이 타지 못한 곗돈은 18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자신이 운영하는 귀금속판매점에서 계원들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갈등이 빚어진 이유에 대해 "국내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최근 다복회 사건 때문에 계원들 사이에 계에 대한 불신감이 생겼다"며 "낙찰된 사람들뿐 아니라 아직 곗돈을 타지 않은 사람들도 돈을 내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주가 돈을 빼돌리려 잠적했다"는 일부 계원들의 주장에 대해 "잠적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손실금에 대해서는 (내가) 떠안고 계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25∼26일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귀금속판매점에서 진행된 대책회의에서도 자신이 돈을 빼돌리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고 계원들도 계주가 있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오랜 세월 한 길로 열심히 계를 이끌어왔는데 (계원들에게)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씨에 따르면 최소 수백억원에서 최대 수천억원 대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던 계규모는 일단 150억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0명이 20개월 동안 납입하는 5천만원 짜리 계좌가 10개, 20명이 20개월 동안 납입하는 1억원짜리 계좌가 5개 등 총 규모는 150억원"이라며 "그러나 중간에 낙찰되는 것을 빼면 실제 진행되는 규모는 75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월 불입액 2천만 원 짜리 2∼5구좌(계좌) 정도 가진 회원들이 최소 100∼200명 정도 된다"고 말해 전체 계규모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계원들은 민사 소송이나 형사 고소 등을 통해 대응하면서 법정 다툼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계원 A씨는 "5일간 잠적했던 계주를 믿지 못하겠다"며 이날 오후 5시께 서울중앙지법에 이씨를 상대로 계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장에서 "작년 11월부터 3차례 곗돈 3천900만원을 냈지만 계가 깨질 위기에 처했고 계주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며 소송 배경을 밝혔다.

앞서 또 다른 계원 B씨도 계주가 잠적한 지난 19일 "곗돈으로 3억원을 냈으나 이씨가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에게 26일 소환을 통보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나, 계주 이씨는 "채무보다는 채권이 많아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