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석 <올림푸스한국사장 isbang@olympus.co.kr>

신세대문화,대중문화,상생문화,기업문화처럼 단어 뒤에 '문화'를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다. 라틴어의 cultura에서 나온 '문화'라는 말은 원래 경작이나 재배를 의미했는데,시간이 지나면서 교양과 예술의 뜻을 갖게 되었다.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보면 소속 사회로부터 습득하고 전달받은 생각과 생활양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어 뒤에 문화라는 말이 붙으면 현상이나 풍토를 대변하는 용어가 된다.

문화는 후천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문화 조성을 주도하는 역할 집단이 필요한데,최근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이나 메세나 활동의 일환으로 문화 전파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참 바람직한 현상이다.

현대사회의 개인들은 문화를 향유할 여유와 능력이 많아졌다. 다각도의 학습활동과 매체,해외여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흡수하게 되었다. 문화 이해력이 떨어지는 개인이나 사회는 이질적인 문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해 계층 간 단절 현상이 생겨 발전이 더디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은 문화 형성과 조화 여부가 기업 경영은 물론 국가적 차원의 경제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절감,문화를 챙기는 일에 보다 열심이다.

필자의 회사는 오래 전부터 영화,뮤지컬,각종 이벤트를 직원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또 좋은 시를 골라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쓰고,감명 깊게 읽은 책은 직원들과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조직에 문화적 마인드를 심어줘 창의성과 생산성을 북돋우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호두까기인형 발레 공연장에서 열린 사진문화와 공연을 접목한 '문화출사',사진을 통해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널리 알리는 '디지털 홍보대사' 등을 추진하면서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 완공하는 사옥에 300석,80석 규모의 공연장을 설치해 감성적이고 품격 있는 문화와 이질성을 아우르는 포용력 있는 사회적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21세기는 문화를 소비하는 시대다. 더 이상 문화와 경제를 동떨어진 개념으로 생각할 수 없다. 환율 상승으로 올해 다소 뒷걸음치겠지만,국민 소득 3만 달러를 바라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는 국가의 품격과 문화를 결합하는 국민 여가관리 정책과 문화콘텐츠 육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앞서가는 경영을 펼쳐야 하고,국민들 역시 오픈 마인드로 이질성을 수용하고 적극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들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우리 사회에 문화 사각지대가 줄고 선진사회로 올라설 수 있다.

좋은 문화는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정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