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가 열린 2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 클럽하우스.

'슈퍼 땅콩' 김미현(31.KTF)이 경기를 마치고 클럽하우스 쪽으로 걸어오자 12월 결혼하기로 돼 있는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가 자신이 준비한 글과 음악을 선물하며 정식으로 프러포즈했다.

이원희는 오렌지색 벨벳으로 멋을 냈고 축하 손님으로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인 박태환(19.단국대), 장미란(25.고양시청), 최민호(28.한국마사회) 등이 함께했다.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이겨내고 행복하게 잘 살자'는 내용의 글귀를 가수 지아가 부른 '물론'이라는 노래에 담아 김미현에게 보냈다.

이원희는 "이런 이벤트를 워낙 못하는 스타일이라 1주년 기념일 때도 케이크만 하나 덜렁 사주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래전부터 준비를 했고 골프장에서 하는 게 가장 좋을 것으로 생각해 LPGA 투어가 한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를 D-데이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약혼자의 공식 청혼에 눈물로 화답한 김미현은 "워낙 이런 것을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도 안 했는데 정말 고맙다.

선물로 받은 반지도 마침 평소에 갖고 싶었던 것이라 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원희는 축하 사절단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미리 연락을 해야 했었는데 사실 어제서야 전화했다.

그래도 와줘서 너무 고맙고 특히 (장)미란이는 결혼식 때 전지훈련 중이라 못 올 것 같다며 선약이 있었는데도 함께 해줬다"라고 고마워했다.

2라운드까지 공동 11위에 오른 김미현의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해 이원희는 "(김미현이) 아직 무릎에 통증이 계속 있는데다 훈련이 부족해 근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밖에서 볼 때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 이 상태에서 이 정도 성적이면 굉장히 잘 치고 있는 것"이라며 "성적에 욕심을 낼 상황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원희는 "자녀 계획은 많이 낳고 싶지만 둘 다 하는 일들이 있어 천천히 생각해야 할 것"이라면서 "오늘 정식으로 프러포즈도 마친 만큼 결혼해서 정말 잘 살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원희-김미현 커플은 12월12일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결혼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