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식 混流생산 채택…"카렌스·스포티지 부진 만회하자"


"의장 1공장 라인에선 쏘울 14대와 뉴카렌스 7대를 함께 배열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고객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차종별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일본 도요타 등에서 일반화된 한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만드는 혼류(混流)생산시스템은 광주공장의 생산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 김제복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장(이사)은 쏘울 생산을 계기로 광주공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기아차 광주1공장 조립라인.전동 드라이버를 손에 쥔 직원들은 한번은 카렌스에,한번은 쏘울에 핸들과 도어를 장착하느라 분주했다. 공장 내부는 임단협이 타결되기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신바람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쏘울 대박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진 벽면 전광판은 광주1공장 임직원 모두의 벅찬 기대를 대변하는 듯했다.

◆쏘울의 힘…활기 도는 광주공장

주력 차종인 카렌스와 스포티지 판매가 줄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기아차 광주1공장은 신차 쏘울 생산을 시작한 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생산직원 사이에선 '일감 걱정이 없어진 만큼 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경영진은 '광주1공장이 기아차의 새바람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3월 광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AM(쏘울)은 스포티지,카렌스와 함께 광주공장을 대표할 명차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당초 기아차는 생산효율 등을 고려해 경차 '모닝'을 생산하는 동희오토에 쏘울 생산을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일감을 회사 밖으로 돌리지 말라"는 노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광주1공장에 배정했다. 대신 광주공장에 없던 혼류생산체제를 새로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혼류생산은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만 해도 대부분 같은 라인에서 2개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생산이 진행되고 있지만,기아차는 화성공장 일부 라인 외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차종 라인업 및 노노갈등 등으로 인해 혼류생산이 이뤄지지 않아왔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시장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위해 한 개 라인에서 8∼9개 차종까지 생산하고 있다.

◆첨단설비로 최고 품질 선도한다

기아차는 광주1공장에 쏘울 생산을 맡기면서 대대적인 시설투자를 진행해왔다. 야심작 쏘울의 최고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용접·도장·조립용 로봇이 총 206대에 달하는 광주1공장의 자동화율은 차체 100%,프레스 96%,도장 64%,의장 10%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쏘울 생산 담당자들은 뉴카렌스와의 혼류생산에 대비,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된 생산 개발 단계부터 적극 참여해 차량 생산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정영복 차체1부장은 "철판을 절단하고 압축하는 프레스라인에선 적재와 이동 등 거의 모든 작업이 자동화돼 있고 일부 검사만 수작업으로 진행된다"며 "분당 13장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현재는 분당 9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