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봉 관광공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지요. 3년 임기 중 지금보다 2배 많은 20만명 이상의 러시아 극동지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발로 뛸 계획입니다. "

한국관광공사 최초로 민간 전문가 출신 해외 지사장에 임용된 박현봉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45)은 자신감에 차 있다. 한국 여행이 러시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좋은 상품 개발 여하에 따라 방한 관광객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박 지사장은 러시아 사람들의 해외여행 증가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2500만명을 헤아렸던 러시아인의 해외 여행이 매년 20%씩 늘어 2012년께 3500만명 선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것.

"블라디보스토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2012년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준비로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인구도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방한 관광객도 늘어야지요.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은 9만~10만명이었는데 20만명까지는 끌어올릴 겁니다. "

그는 우선 의료와 스키 관광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생각이다. 스키를 좋아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 스키로 눈을 돌리는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겠다는 것.한국은 경쟁 상대인 일본보다 물가가 싸 경쟁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의료 관광도 마찬가지.한국의 의료 기술과 시설 그리고 서비스라면 건강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미 동남아 상품 일색인 블라디보스토크 내 50여개 여행사 모두 한국 관광 상품을 주력 상품으로 팔게 할 복안도 갖고 있다.

"트랜싯(통과여객) 시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뜻한 동남아 리조트로 향하는 러시아 여행객의 발길을 잠시라도 한국에 머물게 할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 관광만이 아니라 대형 리조트 등 투자를 유치하는 데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

박 지사장은 서강대를 졸업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정치학)를 받았다. 1999년부터 이 대학 한국학 파견 교수로 근무했으며 2002년 '블루 드림즈'라는 현지법인을 설립,여행업과 컨설팅 사업을 해 온 '러시아통'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