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소개한 '도로 위의 유령' 롤스로이스 팬텀에 버금가는 라이벌을 꼽으라면 단연코 마이바흐다. 마이바흐는 벤츠의 첫 모델을 설계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유명 엔지니어 '빌헬름 마이바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마이바흐는 1907년 벤츠에서 독립해 비행선까지 만들던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급 명차들을 생산했으나 1940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2002년 벤츠에 의해 다시금 부활하게 되는데 이는 메르세데스벤츠가 BMW그룹의 롤스로이스,폭스바겐그룹의 벤틀리라는 최고급 세단 브랜드들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비장의 카드였던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우선 1997년 열린 도쿄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마이바흐의 부활을 예고했다. 이후 최고의 명차를 선보이기 위해 자동차 개발 역사 100년을 집약한 최고의 기술을 동원하게 되는데,이를 위해 5년간 무려 238개의 엔진과 41대의 테스트카가 제작되기도 했다.

마이바흐는 크기와 성능에 따라 57,57S,62,62S 4가지 모델로 구분되는데,62S의 경우 약 6.2m 길이를 자랑하는 스페셜 모델임을 뜻한다. 국내 대형 세단의 길이가 5m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마이바흐의 크기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62S는 특히 오너 외에 운전기사가 있는 것을 전제로 특별히 고안된 디자인이다. 뒷자석 탑승자에게 최고의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넓은 실내와 더불어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기본 장착된 파노라마 선루프는 창의 투명도 조절을 통해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등 탑승자가 원하는 만큼 실내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0.05초마다 차체의 움직임을 체크하는 서스펜션은 높낮이가 항상 최적의 위치로 자동 조절됨으로써 탑승자가 항상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끼게 한다. 오너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개별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선택 조합의 수는 무려 200만가지에 이른다. 덕분에 하루 5대 이내에서 주문 생산되고 제작기간은 5~6개월이 소요된다.

성능 또한 무시못할 수준이다. 마이바흐는 거대한 몸집답게 2.8t 에 이르는 육중한 무게를 가지고 있지만,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2초에 불과하다. 12기통 6ℓ 바이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파워 덕분이다. 최고출력 612마력,101.9㎏.m라는 엄청난 토크(엔진이 순간적으로 내는 힘)로 인해 고단 기어 대신 내구성과 효율이 입증된 자동 5단 기어를 선택했다.

0.1%를 위한다는 마이바흐는 7억80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지난해 11대가 판매되면서 국내에서 최고급 럭셔리 세단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최욱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