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7일 오는 9월 국내 증시가 바닥권 탈피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예상범위를 1450~1630선으로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9월에도 기존의 악재들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면에 또 다른 기회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대우 김성주 투자분석파트장은 우선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요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파트장은 "여전히 많은 국가의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유가하락으로 안정화될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기조가 긴축에서 경기부양으로 선회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경우 올림픽에 가려져 생산활동이 둔화됐지만 7월부터는 긴축보다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미국의 정책 도입 가능성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김 파트장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기 전까지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운신폭은 좁아질 것이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가 패니매, 프레디맥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감안할 때 9월 중 새로운 정책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주요국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방어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 달러강세와 미국증시 상승으로 나타나는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은 아직 본격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 파트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국가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내에도 적용되는 개념이라면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채권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미국 국채에 대한 투기적인 포지션은 순매도를 보이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도 우량한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더 강세를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8월이 절정일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불안으로는 ▲ 미분양주택 증가 등 건설경기 악화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만기도래에 따른 대출기관 신용불안 ▲ 은행권 예금 감소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및 금리상승 ▲ 9월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도래에 따른 환율 충격 가능성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김 파트장은 이 같은 불안감이 이미 충분히 노출된 악재라는 점에서 9월 들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6월말 현재 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은 47조9000억원인데, 이는 총 대출의 4.4%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단순히 악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이면이 존재하고, 시장에서 시간과의 싸움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파트장은 "전년동기대비 기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의 저점은 올 4분기로 예상하고 있다"며 "코스피 움직임이 GDP 저점을 1~2분기 선행한다고 볼 때 9월 중 바닥권 탈피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1450~1630선으로 제시했으며, 업종별로 금융, 유틸리티, 경기 관련 소비재, 필수소비재 섹터의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올해 전망치는 이익전망 하향 조정과 인플레이션 환경을 감안해 기존 2200선에서 1900포인트로 내렸다.

한편, 동부증권은 이날 지수 바닥권 탈피 가능성과 관련해 코스피가 단기 지지선만 구축한다면 반전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1480선 중심의 대응이 최선"이라며 "이 선에서 지지하거나 반등할 경우 매수 전략을 펴도 좋으며, 반대로 조정을 이어갈 경우 관망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