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이탈리아(한국 53위)는 올림픽 본선 무대만 이번이 16번째인 세계축구의 강호다.

하지만 1936년 베를린 대회에서만 금메달을 따 72년 만에 우승 한풀이를 하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한국은 올림픽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 이탈리아를 딱 한번 만났다.

당시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은 가나와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2차전에서 멕시코와 득점 없이 비기면서 8강 진출을 눈 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1-2로 져 8강 꿈은 산산이 깨졌다.

이탈리아는 베이징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2007 유럽축구연맹(UEFA) U-21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들게 본선 무대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 1차전에서 세르비아에 0-1로 진 이탈리아는 영국과 2-2로 비긴 뒤 체코를 3-1로 꺾으면서 조 3위를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포르투갈을 승부차기 끝에 눌러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않는 잉글랜드 대신 가까스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탈리아는 7일 온두라스와 1차전에서 세바스티안 조빈코(21.유벤투스)의 선제 결승골에 이어 주세페 로시(21.비야 레알), 로베르트 아쿠아프레스카(21.칼리아리)가 각각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어 3-0 완승을 거뒀다.

선발 출전한 공격진이 모두 골 맛을 봤다.

이탈리아는 4-3-3(4-1-2-3)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에 아쿠아프레스카를 세우고 좌.우 윙포워드로 조빈코와 로시를 배치했다.

'빗장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이탈리아답게 수비 조직력도 탄탄했지만 전방 공격 라인도 위협적이었다.

조빈코와 로시가 수비나 미드필더로부터 측면으로 전개되는 패스를 이어받아 크로스를 찔러주면 중앙의 아쿠아프레스나 공격에 가담한 2선에서 슈팅으로 마무리 짓는 패턴이었다.

한국과 2차전에는 온두라스전에는 뛰지 않았던 이탈리아의 유일한 와일드카드이자 공격수인 토마소 로키(31.라치오)가 아쿠아프레스카 대신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박성화호로서는 무엇보다 득점력까지 갖춘 윙포워드 조빈코와 로시의 발을 묶는 것이 과제다.

특히 조빈코는 경계 대상 1호다.

온두라스전은 조빈코의 원맨쇼를 보는 듯 했다.

경기 후 질베르토 이어우드 온두라스 감독이 "미래의 이탈리아 축구에 로베르토 바조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극찬했을 정도다.

조빈코는 164㎝의 작은 키에도 개인기와 돌파력이 좋으며 코너킥까지 도맡았다.

조빈코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클럽 유벤투스의 유소년 시스템이 키워낸 기대주다.

2006년 유벤투스와 정식 입단 계약한 뒤 2007-2008 시즌 엠폴리로 임대됐다 다시 유벤투스로 돌아왔다.

지난 5월 올림픽 대표팀이 담금질을 겸해 참가한 프랑스 툴롱 국제대회에서 두 골을 넣으며 이탈리아의 우승에 힘을 보탰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한국으로서는 조빈코와 로시가 버틴 이탈리아의 양 날개를 꺾어야만 8강 꿈을 이어갈 수 있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