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 및 금융시장에서의 불안은 고유가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런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사흘간 배럴당 16달러 급락하며 130달러를 밑돌았다.

아직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설비 가동률이 93%에 이르러 그들이 석유 생산에 조바심을 내지 않지만 어차피 향후 석유 수요 감소가 OPEC의 결속력을 와해시킬 것으로 보는 투기세력들이 이탈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것이 장기적인 유가 급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 이유는 △중국인의 생활양식이 석유를 더 소모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OPEC에 대한 원유의존도가 높아지는 것 등이다.

특히 한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유가 수준은 WTI 기준 배럴당 100달러 정도인데 130달러를 넘어가면 외환 및 금융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유가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가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점이다. 우리는 코스피지수의 내재가치 기준 바닥을 1540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외환ㆍ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며 기업실적 하락 우려보다는 '리스크 프리미엄'(주가할인율) 상승으로 인해 주가가 바닥을 깨고 내려가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 주가 하락 폭이 깊지 않을 것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