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은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지만 성충은 이슬만 먹는 곤충이 있다.

'동애등에'라는 이 곤충을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치가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24일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인도, 호주, 베트남 등지에 서식하는 파리목 곤충인 동애등에의 대량 번식 기술이 지난해 개발된데 이어 최근 동애등에의 유충을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치가 개발됐다.

농진청이 대량 번식에 성공한 동애등에는 알에서 성충까지의 기간은 37∼41일 정도로 음식물을 분해하는 유충 기간은 14일 정도다.

유충 5천마리에게 맡긴 10㎏의 음식물 쓰레기는 5일 정도가 지나면 부피는 58%가 줄고 무게는 30%가 감소된 양질의 퇴비로 변모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분해하지만 파리 성충이 귀찮은 해충인 반면 동애등에 성충은 입 구조가 다른 파리목 곤충과 달라 사람을 물 수 없고 성충 기간 역시 파리 60일보다 훨씬 짧은 5∼8일로 풀밭에서 이슬 정도를 먹으며 다음 알을 낳는데 일생을 보낸다.

농진청이 이번에 개발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치는 성충의 피해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동애등에가 성충으로 우화(羽化)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유충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 다음 유충의 배설물은 자동으로 분리, 저장되고 유충이 번데기로 변한 후에는 또 다른 수거 장치를 통해 걸러지게 설계됐다.

유충 배설물과 남은 음식물 쓰레기는 곧바로 퇴비로 활용될 수 있고 번데기는 동물이나 어류의 사료, 낚시미끼 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물론 동애등에 유충은 농진청으로부터 대량 번식 기술을 이전받은 곤충 사육농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농진청은 동애등에 분변토로 느타리버섯이 자라는 배지를 개발, 시험한 결과 기존 배지에서 느타리버섯 재배가 4∼5회인 것에 반해 분변토 배지에서는 7회까지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이번에 소규모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루 음식물 쓰레기 처리 능력 3∼10㎏의 소형장치와 대규모 급식소용 100㎏ 이상의 대형장치 등 2종의 처리장치를 개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초기 설치 비용이 대형장치의 경우 5억원으로 비싸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시범 운영 과정을 거쳐 설치비를 낮춘 다음 본격적인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농진청 유용곤충과 최영철 과장은 "동애등에는 이름은 낯설지만 주택가에서 떨어진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으로 그동안 대량 사육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난해 산란과정을 규명함으로써 인공 증식이 가능해졌다"며 "경기도내 몇몇 자치단체와 현재 동애등에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단지 조성을 협의하고 있어 곧 친환경적인 음식물 처리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