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할리우드의 유명인사들이 버락 오바마 후보 지지자로 속속 돌아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클린턴 의원이 경선 패배를 인정한 후 재빨리 오바마 진영으로 결집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이들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오바마 진영에 선거운동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24일 영국출신의 흑인 가수 실이 출연하는 선거자금 모금공연에 오바마를 지지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유명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 행사의 입장권은 1인당 2천300달러에 달한다.

드림웍스영화사의 3인방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데이비드 게펜, 제프리 카젠버그 등은 하반기에 오바마를 위한 또 다른 기금모금 행사를 준비중이다.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와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 톰 행크스, 스칼렛 요한슨, 할리 베리 등이 오바마의 지지자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게펜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클린턴 의원을 지지해왔으나 지난해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면서 다수의 할리우드의 명사들을 놀라게 했다.

톰 행크스는 빌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재임중일 때 그의 변호사 비용으로 돈을 기부한 적도 있으나 클린턴 의원이 경선에 열을 올리던 올해 5월초 온라인 비디오를 통해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오바마 후보는 몇몇 주의 예비선거 과정에서 흑인 후보 지지를 꺼리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데 애를 먹었으나 배우 제시카 알바와 존 레구이사모, 코미디언 조지 로페스 등 히스패닉 스타들이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출연한 오바마 지지 내용의 비디오 덕택에 상당한 도움을 얻었다.

그러나 유명 스타들의 지지가 실세 선거에서 반드시 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SC)의 셰리 베비치 제프 교수는 일단 특정 정치인이 유명세를 타면 유권자들은 명사들의 지지 현황과 상관없이 자신과 입장이 같고 스스로와 동일시할 수 있는 후보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의 천 노리에가 교수는 "코미디언 조지 로페스가 특정후보를 지지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유권자들이 `그래, 내가 찍을 후보가 바로 그사람이야'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명 스타의 대중적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이러한 스타의 지지는 오히려 독이 될 수이다.

실제로 낙태와 반전운동 등에서 민주당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인물인 제인 폰다와 골수 민주당 지지자인 바브라 스트라이전드가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난 텍사스주에서 주지사로 출마했던 앤 리처즈의 선거운동에 동참했으나 결과는 리처즈의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가 유명 스타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큰 돈을 써댈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USC의 제프 교수는 "할리우드 명사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면 이들은 선거자금 모금에 대단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