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대형주들을 집중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결산을 앞두고 펀드 수익률을 관리하는 '윈도 드레싱' 효과까지 겹쳐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바닥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GS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종목이 2.9~23.7%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주요 대형주들이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함에 따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3.2% 하락에 그쳤다.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삼성전기로 23.7%였다.

삼성물산 삼성테크윈 삼성SDI 현대자동차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각각 9.9%와 9.2%로 두자릿수에 근접했다.

현대건설LG디스플레이는 상승률이 3.8%와 2.9%였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주로 꼽혀온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기관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인 종목에서도 주가 상승의 동력을 제공해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들이 이 기간에 32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기관은 46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대차 하이닉스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도 기관 순매수 규모가 외국인 매도금액을 앞질렀다.

3월 결산일까지 4거래일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관들의 힘은 윈도 드레싱 효과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들은 이달 들어 총 17거래일 중 12일간 순매수를 보여 윈도 드레싱을 통한 수익률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보험과 은행은 순매수일이 14일에 달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기관들이 이달 말까지 활발한 윈도 드레싱을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기는 아직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발 신용경색이 위험한 고비를 넘겼지만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6일 연속 상승하면서 1670선으로 올라섰지만 미국 등 외부변수에 언제든지 휘둘릴 수 있는 취약한 상황"이라며 "윈도 드레싱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갖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경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