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가 단기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일시적인 부침보다는 큰 흐름을 봐야 합니다."

인도에 출장중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25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업 실적처럼 확실한 실체가 없는 버블은 문제가 되지만 중국은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중국펀드나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등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최근 단기 손실로 불안해하고 있지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한국도 과거 코스피지수가 500~1000 사이에서 수차례 등락을 거듭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세상승 과정을 거쳐왔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국 증시는 인플레 우려로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단기 조정 과정에서는 모든 주가가 하락하지만 반등이 시작되면 우량주 위주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세계 경제는 지금 엄청난 확장 국면에 놓여 있다"며 "그 과정에 굴곡은 있겠지만 단기적 부침은 쳐다보지 말고 장기적인 지향점만 바라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미래에셋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지금 시장은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며 단기 시황에 연연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경제의 축이 미국에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난기류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과거 1900년과 1960년대 중반 미국과 일본이 세계 무대에 도전할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중국 H시장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이 아이러니컬하게도 문제를 만든 미국 시장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교정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이머징 국가들의 기업 실적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지표가 양호하고 기업 이익의 하락폭이 크지 않다면 세계시장 축의 이동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시장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A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 이하로,MSCI 차이나지수는 15배 수준으로 떨어져 기업의 이익 성장률을 고려하면 대단히 매력적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박 회장은 평가했다.

박해영/임상택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