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 지난 23일 새벽 서울시청앞 광장에는 총선 출마를 앞둔 여야 정치인들이 여럿 참석했다.

이들 모두 신앙적 이유로만 참석했을까.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개신교,불교,천주교 등의 종교지도자들은 대선 후보들의 인사를 받느라 바빴다.

후보들 모두 종교지도자를 존경해서 찾아간 것일까.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지향하면서도 현실 사회에선 하나의 권력임이 분명한 종교권력을 주제로 다루는 학술회의가 열린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김성은)와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김용표)가 다음 달 18일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공동 개최하는 제3회 불자-기독자 교수 공동학술대회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현대사회와 종교권력'.종교집단의 대형화와 금권화,권력화가 여러 가지 사회적 병폐를 초래하고 있다는 인식 아래 자기성찰을 통해 종교권력의 폐부를 드러내고 종교 본연의 모습을 회복시키자는 게 주제 선택의 취지다.

이에 따라 이번 학술대회는 종교권력에 대한 역사적 성찰과 현대 종교의 권력화 현상에 대한 고찰로 나뉘어 진행된다.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와 손규태 성공회대 교수가 각각 불교와 기독교사에 나타난 종교권력의 실상에 대해 발표한다.

또 김경집 진각대 교수와 이진구 호남신학대 교수는 각각 현대 불교와 기독교의 종교권력화 현상에 대해 살핀다.

김흡영(강남대) 우희종(서울대) 김영태(전남대) 박광서(서강대) 교수가 논찬자로 참여하며 임희숙(한신대) 이인자(경기대) 교수가 사회를 맡는다.

김용표 교수불자연합회 회장(동국대)은 "부처님과 예수님은 세속의 권력과 가깝게 지내라고 가르친 적이 없는데도 역사적으로 보면 종교와 권력의 유착이 심했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종교집단 내부의 권력화 현상과 아울러 권력화된 종교집단이 정치권 등 외부권력과 맺는 상호관계까지 폭넓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종교계가 자정의 계기로 삼고 건강한 종교성을 회복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종교가 대형화되면서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이를 통해 축적된 부가 종교적으로 쓰이지 않고 특정인과 특정집단을 위해 이기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