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 상승기에 소외됐던 IT관련주들이 최근 실적 개선, 환율 상승, 밸류에이션 매력도 등이 부각되면서 호기를 누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IT관련 종목들의 강세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 다.

◆ IT株, 실적·모멘텀·밸류에이션 '삼위일체 지속'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대형 IT주를 포함하는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코스피 지수보다 18.9% 아웃퍼폼(outperform) 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IT 업종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3년간 성장을 하지 못하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2008년에는 4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이며 ▲그 동안의 주가 부진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요인이 당분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IT 업종의 주가 강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IT업종 중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세와 디스플레이 업종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동양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해외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 감소에 따른 공급 증가율 둔화와 하위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동양증권은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서는 2008년 패널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연말까지 패널 수급은 타이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패널 가격도 2분기부터 상승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패널 업체들의 2008년 실적은 최고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애널리스트는 "IT 대형 업체들에 대한 밸류에이션과 실적 전망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LG전자에 대한 장기 투자매력도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업황 호조로 투자 매력도가 높으나 하반기부터 실적 둔화가 예상돼 반도체 관련주로 교체 매매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삼성전자, 왕의 귀환..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이같이 IT관련주들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맏형격인 삼성전자도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1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매수' 투자의견은 유지.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6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7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9%와 48.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우증권의 기존 영업이익 예상치 1조4500억원, 블룸버그 컨센서스 1조4000억원을 모두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 실적 발표는 곧 '왕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며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양증권도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6조9000억원,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실적 추정치인 16조8000억원, 1조3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이다.

김현중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LCD, 휴대폰 사업부의 실적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원화약세에 따른 환율효과도 삼성전자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추세가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1.4% 증가한 8조4000억원으로 예상돼, 지난 3년간 지속됐던 영업이익 하락세에서 확실하게 벗어날 것"이라며 "더욱이 2009년 영업이익은 17.2% 늘어난 9조8000억원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 성장성 측면에서 더욱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주가의 상대적인 아웃퍼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펀더멘탈 상의 변화를 고려할 때 08년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 (PBR) 1.7배인 60만원 이하는 저평가의 영역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추가적인 비중 확대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2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4000원(2.34%) 오른 6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가 3% 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도 상승세를 나타나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