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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의 하수처리장은 2000년도 기준으로 172개이며,인구대비 하수도 보급률은 70.5%,연간 1만5771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하수 1㎥에 대하여 탈수케익으로서 슬러지가 0.303kg이 나와 연간 174만t이 발생되고 있다.

슬러지는 정수,하수,폐수슬러지로 구분되며 정수슬러지의 대부분은 생물학적처리에 기인된 것이며,폐수 슬러지는 생물학적,화학적처리에 의한 슬러지가 혼합되어 있다.

정수오니 290만t,하수오니 1,593만t,폐수오니 191만t으로 전체 슬러지발생량은 381만t으로서,1일 10.438t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200만t 이상이 해양에 배출됐다.

하수슬러지는 주로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됐으나,1993년 해양투기가 허용되고 2003년 7월부터 직 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현재 발생량의 70% 이상을 해양 투기하는 실정이다.

2012년이 되면 그마저도 불가한 상황이 된다.

2007년 1월1일부터 정수장 슬러지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되고 올해부터 하수슬러지 해양 투기가 제한되기 시작해 2012년 전면 금지되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정수. 하수슬러지 처리 및 재활용시설 건립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이유다.

골칫거리인 정수슬러지와 버려진 합성수지류를 '제3의 자원'으로 재생시키는 신기술로 21세기 환경산업의 주역이 되겠다고 선언한 패기 넘치는 중소기업이 있다.

경남 밀양에 있는 신생기업 ㈜이앤티환경산업이다.

정수슬러지를 농업용ㆍ산업용 개량제와 건자재로 재생시켰고 폐합성수지류로 제3의 재생유를 만들어 판로를 개척한 작지만 강한 기업의 하이테크를 소개한다.

2006년 10월 정수장 슬러지 처리ㆍ재생 업체로 출발한 ㈜이앤티환경산업(대표 박갑진 www.entind.com)은 작년 정수장과의 계약을 본격화했고,우수한 기술력과 완벽한 설비로 처리능력을 인정받아 부산,경남,대구 지역의 정수장과 연이어 슬러지 처리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작년 7월에만 대구 달성정수장,부산 화명정수장,부산 강서정수장,부산 덕산정수장 등 5곳의 정수장과 슬러지 처리에 대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올해 2월 계약을 추가한 김해 명동정수장까지 합치면 이 회사는 현재 경남지역에서만 12곳의 정수장에서 슬러지 처리 업무를 맡고 있다.

㈜이앤티환경산업이 경쟁력으로 자평하는 것은 차별화된 처리공정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슬러지 처리방법은 유기계 고분자 응집제를 주입시켜 개량한 후 탈수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슬러지를 근본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부피 및 수분을 줄이는 것이어서 결국 매립과 소각 또는 해양 투기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이앤티환경산업은 1,2차에 걸쳐 유기슬러지뿐만 아니라 무기슬러지까지 재생할 수 있는 공정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갖췄다.

1차에서 유기물 함량 50~70%의 슬러지와 모래 등 무기물을 함유한 슬러지를 처리하며,2단계에서는 미생물ㆍ미분해 유기고형물 등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이렇게 처리된 슬러지는 인공토(土)로 전환돼 땅속에 매립하거나 해양에 투기하는 데 소요되는 제반 경비를 절감시킨다.

이는 곧 하천이나 지하수 및 해양 오염과 같은 2차 오염을 방지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앤티환경산업이 슬러지를 이용해 제조한 인공토는 무ㆍ유기질 비료성분을 흡습시켜 토양과 유사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즉,약 알카리성의 인공토 비료를 제조해 비료 주는 횟수를 줄여도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공토는 토양의 건조화 및 산성화를 방지하기도 한다.

이 회사는 슬러지 재활용 공정 및 2차 오염 방지와 관련해 2개의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1일 450t 이상의 슬러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앤티환경산업은 향후 1일 880t 이상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대량생산에 의한 가격경쟁력 및 제품의 우수성을 동시에 확보해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재생 제품도 다양하다.

토양개량제 배양토,축구장ㆍ골프장용,화훼용,화분석 등 인공토뿐 아니라 건축용 골재 및 내외장재,벽돌,보도블록 등도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슬러지사업 분야는 올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런던협약에 따른 해양환경관리법 시행으로 2007년 1월1일부터 정수슬러지는 해양투기가 금지되었고 2012년까지 하수처리장 슬러지의 해양투기가 단계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아직 처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정수장 및 하수처리장이 많아 용역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관측이다.

슬러지 재생 산업으로 기반을 다진 ㈜이앤티환경산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기제 합성수지류 폐기물을 자원화한 재생유(油)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유화 설비를 갖추기 위해 공장을 증축한 이 회사는 올해 초 설비가 완공돼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지난 3월22일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이앤티환경산업은 사용 후 버려진 농업용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폐스티로폼을 이용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경질유 및 중질유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온 열분해 방식의 정제유 생산설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재생유 처리 프로세스를 요약해서 살펴보면, 원료투입 후 30~50㎜ 크기의 파쇄공정->1차 분해를 통한 용융 및 가스화 공정->냉각 코일을 통한 1차 응축->여과 집진(배출가스 및 집유)->2차분해(배출가스 추가 집유 등)->2차 응축->정제 및 출하로 이뤄진다.

현재 이 회사는 일일 20t의 폐합성수지류를 투입해 8000ℓ 정도의 재생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1t당 원유 수율이 40% 정도로 환원율이 매우 우수한 편이다.

반면 설비면적은 작고 전 공정을 자동화해 인건비 절감 등 생산효율성은 높였다.

공정마다 역류방지트랩을 설치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무엇보다 재생유의 품질이 뛰어난 게 강점이다.

이 회사는 최근 환경부로부터 "생산된 연료가 석유품질기준에 적합한 경우 석유제품 판매망인 주유소가 아닌 자체 유통망을 통해 시판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회신했다.

㈜이앤티환경산업은 폐합성수지류에서 얻어진 재생유를 향후 산업체에 ℓ당 500~600원에 판매할 방침이다.

경유 유가가 현재 ℓ당 1300원을 넘어섰고 면세유 공급이 중단될 예정이어서,저렴한 재생유는 고유가시대의 대체에너지로도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로 확장될 수 있다.

아울러 연간 발생되는 200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발생도 줄일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매년 500만t에 달한다.

이 중 60%는 재활용해 사용되고 있지만,남은 40%인 200만t가량은 방치돼 매립ㆍ소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각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환경유해물질과 소각장건립 시 불거지는 민원도 사회 문제시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재생유 처리공장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앤티환경산업은 '환경'을 단순한 윤리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인식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이 회사의 신기술은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폐수 처리뿐만 아니라 폐합성수지 활용 증가에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