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회사 구성원도 고객이다.

외부 고객만족에 앞서 내부 고객인 종업원을 먼저 만족시켜라."

전자저울로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세계시장에서도 'Made in Korea'의 기치를 높이고 있는 토종 계측기기 업체 ㈜카스의 경영 모토다.

총성 없는 서비스 전쟁의 격전장이 된 지구촌 영업일선에서 고객보다 직원이 우선이란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관으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지만 카스는 글로벌 전자저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6년 3000만불 수출을 달성하며 'CAS'란 브랜드를 세계시장에 각인시켰다.

저력의 비결은 '일할 맛 나는 회사'란 풍토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내부고객인 종업원을 만족시켜야 진정한 고객만족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 CEO인 김동진 사장은 "동종업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사내 인트라넷을 구축해 직원들의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고,고객 불만 못지않게 내부 고객의 불만사항도 세심하게 체크해 경영과 복리후생에 반영한다.

회사에서 가장 넓은 사무실에 은거(?)해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 '근엄한 사장님'의 권위의식을 내던지고 직원들 속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라면 '계급장'을 떼고 같이 동화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족처럼 직원을 끌어안는 카스의 스킨십 경영은 고객에 대한 봉사와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이 회사는 작년부터 'Happy CAS Day'를 지정,1년에 2번씩 전 임직원이 대형시장과 할인마트 등에 찾아가 저울세척,부품교체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임직원들이 현장과 접할 기회가 많아지다보니 매출도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아주 멀리 있는 것 같지만 항상 곁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CEO의 스킨십 경영은 활기차고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신뢰받는 기업문화 속에는 윤리경영,원칙 준수,사람과 사회에 대한 존중이란 가치들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또 그 가치들을 직원과 경영자,주주가 공유하고 24시간 365일 실천한다.

직원들은 자신의 가치관이 기업 가치관과 일치돼 실천되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느끼게 된다.

이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으로 이어져 생산성도 높아진다.

그동안 기업을 평가할 때 주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따졌지만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솥밥 경영ㆍ노사 신뢰경영'이 중요한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것은 직원들의 잦은 퇴사다.

이들 근로자들을 잡아두는 방법은 인간적 대우를 통해 마음을 사는 것이다.

직원들이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대접받으며 회사로부터 진심으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한다.

현장으로 나가 직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직원의 인격과 인권을 존중해주는 것은 중소기업의 새로운 경쟁 변수다.

스킨십 경영은 형편이 좋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CEO들도 정기 조찬이나 만찬모임,점심시간 도시락 간담회 등을 통해 직원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경영비전을 제시한다.

또 이메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며 권위의 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기업은 어느 한 사람의 스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단독 콘서트가 아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겨진 소임을 잘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오케스트라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비보이 퍼포먼스도 언뜻 보면 화려한 개인기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음악과 어울리는 하모니와 팀워크가 있다.

구호에 그치는 상생이 아니라 직원,협력업체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게 뭔지 귀 기울이는 '스킨십 경영'이 21세기 새 경영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