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영국 바스의 한 레스토랑.보다폰의 엔지니어 더그 풀리(41)와 피터 클레이든(45)은 휴대폰 통화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휴대폰 통화가 지지직 거리고 무선인터넷 다운로드를 하면 속도가 매우 느렸기 때문이다.

"기지국을 세우자니 돈이 많이 들고….기지국을 잘게 쪼개서 가정과 사무실에 보급하면 어떨까."

그들은 이 같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펨토셀(Femtocell) 제조업체 피코칩을 설립했다.

펨토셀은 100조분의 1을 의미하는 '펨토(femto)'와 이동통신 기지국 1개가 맡는 서비스 구역 단위인 '셀(cell)'의 합성어.기존 기지국이 담당하는 지역보다 훨씬 좁은 가정이나 사무실 안에서 통신을 중계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가정용 초소형 기지국 '펨토셀'이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갈수록 뜨겁게 달구고 있다.

통화품질을 개선하고 유무선 컨버전스(융합)를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인프라가 될 거란 기대다.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펨토셀이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최근 글로벌 통신사들 사이에서 최고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펨토셀은 유선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해 사용한다.

휴대폰으로 들어온 무선 신호를 펨토셀이 받아 인터넷 네트워크로 보내는 방식이다.

먼 기지국 대신 가까운 펨토셀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만큼 통신국의 과부하를 없애고 통화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장비 가격이 저렴한 데다 홈네트워크 서비스 같은 다양한 유무선 서비스의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무선 컨버전스를 지향하는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펨토셀 시장에 나서는 이유다.

조사기관들은 펨토셀 시장이 매년 두 배 이상 커져 2012년에는 5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과 알카텔루슨트,모토로라,유비퀴시스 같은 제조업체들은 이미 펨토셀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포브스는 이동통신사들이 펨토셀 서비스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스프린트넥스텔은 세계 최초 펨토셀 상용서비스인 에어레이브를 지난해 9월 발족했다.

삼성전자의 펨토셀 장비인 '유비셀'을 공급받아 인디애나폴리스와 덴버주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사용료는 한 달에 15달러.장비 가격은 50달러다.

영국 T-모바일은 지난 1월 펨토셀 서비스에 들어갔다.

초고속 무선인터넷인 와이파이(Wi-Fi)를 통해 서비스하는데,기존 유선인터넷보다 음질이 좋고 다운로드 속도도 빠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대 검색업체 구글도 펨토셀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영국 업체에 투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