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의 진앙지였던 美 투자은행들이 시장 안정과 증시 반등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다.

美 금융주들은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금융기관들도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는 점 등에서 전세계 투자자들을 신용위기의 공포로 몰아넣었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에 이어 19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은 다소 잦아드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美 금융주들이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글로벌 증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0일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가장 위험이 큰 금융업종의 반등이 미국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 랠리의 선행조건"이라면서 "이들 금융주의 상승이 멀지 않았다는 단서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단서는 먼저 금융주들의 기업이익 상하향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美 금융기업들의 이익 상하향 비율은 금융지수를 선행하는 추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4주간 이익조정 비율이 2006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가 주요 금융기관들의 실적 및 추정치 추이도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정상적 궤도에 올라서고 있고, 향후 추이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

이어 이 연구원은 "美 금융업종 지수와 변동성 지수인 VIX지수는 역의 관계를 보여왔는데 역사적 고점에 다다르고 있는 VIX지수가 하락 추세를 보일 경우 금융주들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3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 중인 VIX지수가 지난 18일 기준으로 다소 크게 하락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진우 연구원도 "금융주의 변화된 흐름은 베어스턴스 사태로 고조돼 온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던 리먼브러더스 등의 실적 전망이 소폭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가 과도했던데 따른 자율 조정일 수도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연준과 미국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의지를 감안하면 금융주들의 변화된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

물론 연준과 정책당국의 노력이 본질적인 해결책에서는 비껴서 있다는 점에서 반론은 있을 수 있지만, 현재의 신용위기는 단순히 유동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신뢰'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입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상태지만 신용위기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본다면 두려움도 거품도 뺄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금융주들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는 점은 긍정적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