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공동으로 신용경색 진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신용위기로 인한 손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라앉지 않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41.13포인트(0.31%) 오른 13,473.90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79포인트(0.71%) 상승한 2,671.14를,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8.94포인트(0.61%) 상승한 1,486.59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급등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돌아선뒤 다시 상승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 캐나다은행, 스위스중앙은행 등 4개 중앙은행들과 함께 신용경색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고 발표, 신용위기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에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200포인트 넘게 오르는 등 급등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모기지 부실 및 신용위기로 인한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나고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신용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져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중앙은행들의 공동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다시 살아나면서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FRB는 시중 은행에게 한시적으로 경매 형식으로 단기 자금을 대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통화 스왑을 하는 방식 등을 통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 신용경색 진정에 나서기로 4개 은행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FRB는 이에 따라 오는 17일과 20일에 각각 2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경매를 통해 공급하고 내년 1월 14일과 28일에도 경매를 통해 은행에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FRB는 또 6개월간 상호 통화 스왑라인을 통해 ECB에 최대 200억달러, 스위스중앙은에 40억달러의 준비금을 공급키로 했다.

반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골드만삭스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모기지 부실 및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산상각 규모가 당초 보고했던 것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BOA는 이전에는 자산 상각 규모를 30억달러 정도로 예상했었다.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울 것이라면서 현시점에서 자산담보부증권(CDO) 등의 상각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4분기에 이익은 낼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BOA의 투자의견을 이날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BOA는 이날 2.7% 하락했다.

와코비아 은행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출 손실 준비금이 4분기에 1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5억~6억달러 보다 크게 많아진 것으로 와코비아 주가는 3.3% 떨어졌다.

미국의 지난 10월 무역적자는 원유가 상승과 중국산 수입 급증으로 7월 이후 석 달 만에 최고치인 57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이날 밝혔다.

미국의 10월 수출은 0.9% 증가한 1천417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으나 수입 역시 원유값 급등과 중국산 수입품 증가 등으로 1% 늘어난 1천995억달러에 달했다.

한편 미국의 11월 수입 물가는 석유값 폭등에 따라 2.7%나 올라 1990년 10월의 2.9% 상승 이후 17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고 노동부는 집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