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3일 연속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상승 행진을 지속했던 원유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최근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3.8달러 급락한 배럴당 90.6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이로써 지난주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99.29달러까지 치솟으며 100달러에 유박했던 유가는 3일 만에 8달러 정도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미국 경기에 대한 암울한 전망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전망이 어우러지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무엇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미국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해지고 이 여파로 중국 등의 경기둔화도 예상되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 달 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하루 50만배럴 증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월지는 그러나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하기 때문에 OPEC의 증산이 무산되거나 주요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 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100달러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유가 전망과 관련,상당수 전문가들은 내년 봄에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원유 트레이더인 스티븐 쇼크는 "시장에서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78~81달러를 오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지는 이런 예측치는 현 수준과 비교하면 분명 상당히 낮은 것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올해 평균치가 70달러를 조금 웃돈 점을 감안하면 유가 수준이 계속 오르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연평균 유가는 2005년 배럴당 56.50달러에서 2006년엔 66.25달러로 상승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