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낙후 지역에 투자하는 대신 영주권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EB-5 프로그램이 한국인 등 미국 이민 희망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일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낙후 지역의 농업,관광,재생에너지,교육,교통 등 분야에 가구당 50만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투자자와 직계 가족은 일단 임시 영주권을 받는다.

수년 뒤 이들의 투자로 일자리가 10개 이상 창출됐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정식 영주권을 얻을 수 있다.

1990년대 초 도입된 EB-5 프로그램은 1980년대 캐나다와 호주가 투자 이민을 늘리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을 모방한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훨씬 엄격하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한국 중국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이민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대로 이민과 영주권 획득을 추진하다 뜻이 좌절된 이민 희망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고용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민 확대를 반대하는 미국 내 비판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 이민국은 지난 9월 말까지 1년간 EB-5 비자를 총 803개 발행했다.

이는 2004년 247개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투자 유치액도 총 5억달러에 달한다.

아이오와주 유가공 농가,캘리포니아의 호두 농가,앨라배마주의 학교와 의료시설,텍사스의 에탄올 제조 공장,펜실베이니아의 영화.TV 프로그램 스튜디오 등이 주요 투자처다.

사우스다코타주는 최근 2년간 이 프로그램을 시행해 유가공 농가에 9000만달러,정육처리 공장에 52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었다.

월지는 투자 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투자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는 수익률이 아니라 안정적인 영주권 획득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