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酒)테크' 바람이 해외에서 불고 있다.

미술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문화 재테크가 이제는 주류로까지 확대된 것.외국의 경우 위스키와 와인 투자는 이미 일반적인 현상이다.

국내에선 최근 들어서야 와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와인옥션과 와인펀드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위스키 투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그 가치는 와인 못지않다.

해외에서 주요 투자 대상인 위스키는 생산량이 한정돼 있다는 특수성이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한정판 위스키는 특정 연도에 숙성을 시작한 오크통 한 개를 개봉해 병입하거나 각별한 의미를 가진 수량만을 특별히 생산한다.

맥캘란 '화인 앤 래어' 컬렉션이 대표격.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40여종에 이르는 방대한 빈티지 라인인 '화인 앤 래어'는 특정 연도별로 가장 독특한 개성과 뛰어난 향취를 지닌 위스키를 담은 단 하나의 쉐리 오크통만을 선별해 병입하기 때문에 수량이 극히 적다.

그 중 최고령인 '맥캘란 화인 앤 래어 1926'은 1926년부터 60년간 숙성된 위스키로 단 40병만 생산됐고,그 중 마지막 남은 한 병이 국내에 소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맥캘란 화인 앤 래어 1926년'은 1991년 첫 경매에서 6000파운드(1130만원)에 낙찰된 이래 위스키 애호가 및 수집가들 사이에 구매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후 2002년 4월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서 열린 '맥티어스 위스키 옥션'에서 무려 2만150파운드(4000만원)에 낙찰돼 위스키 역사상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했다.

11년 만에 그 가치가 3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이 제품은 국내에 수입돼 7000만원에 판매됐다.

올 9월에는 이 기록을 경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보우모어(Bowmore 157년산)는 경매에서 무려 2만9400파운드(5500만원)에 낙찰됐다.

숙성 기간이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위스키의 인기에는 고급스런 병도 한몫했다.

세계적인 크리스털 공예의 명가 프랑스 '라리크'사가 제작한 크리스털 용기에 50년산 위스키가 병입된 '맥캘란 라리크 '와 바카라사의 크리스털 병에 조니워커 블루를 담은 '조니워커 디 애니버서리 팩'은 고급스러운 자태 때문에 수집가들 사이에 장식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름다운 외형의 고급 용기도 소장가치를 한층 높이는 요소인 셈이다.

이 같은 주 테크는 머지않아 한국에도 상륙할 전망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