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두 나 같기만 하다면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텐데….그러나 현실은 늘 기대를 비껴간다.

같은 직장 안에서도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

팀과 팀,조직과 조직으로 범위를 넓히면 간극은 더 커진다.

하물며 기업 인수.합병(M&A)으로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글로벌 경제 무대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공생의 기술'(유영만 지음,김영사)은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춘다.

'지속생존'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뒤집으며 '공생'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한 우화.주인공은 큰 키와 민첩한 실행력을 자랑하는 기린,느리지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코끼리다.

생활환경과 습성까지 너무나 다른 이들이 어떻게 '차이'를 극복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지 흥미롭다.

저자는 지식생태학자로 유명한 한양대 교수.그는 이 얘기를 통해 가슴 뛰는 목표 설정법과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 '몰입법',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비즈니스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100년 지속 성장의 핵심 전략은 바로 공생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또 서로 다른 조직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가치관의 충돌과 조직.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법,'다름'과 '차이'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는 영속기업을 위한 8가지 가치.저자는 이를 '문화적 DNA'라고 부른다.

'가슴 두근거리는 목표를 설정하라' '최고 수준의 신뢰를 구축하라' '새로운 컨셉트를 창조하라'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라' '열정의 온도를 높여라' '주인정신을 발휘하라' '시장의 체온을 느껴라' '고객가치를 창조하라'가 그것이다.

몰입의 힘이 우리의 가치체계까지 바꾼다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꿀을 따기 위해 겁 없이 절벽 위에 올라서거나 열매를 따기 위해 발버둥치다 상처가 난 줄도 모르고 계속 몰입하는 순간.바로 그 때 나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발견하도록 가치체계가 바뀌는 거죠."

260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