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정유 플랜트(가솔린 등 연료유 생산설비)로 '제2의 대박'을 꿈꾸고 있다.

지난 몇년 동안 석유화학 플랜트(나프타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중동에서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인 이 회사는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정유 플랜트 분야에서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예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이저 정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를 고정고객으로 확보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하반기 중 세계 최대 국영정유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하는 2~3건의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5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아람코의 사전 입찰자격심사(PQㆍPre Qualification)를 통과했으며 수백억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공사 입찰 참여를 제안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람코와 같은 국적의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사빅 계열의 프로젝트를 5개(25억달러 규모)나 수행하면서 이 지역에서 높은 신뢰를 쌓은 데다 수주 성공률이 50%에 달해 아람코 공사 수주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 회사는 첫 단계로 중형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실력을 인정받은 뒤 대형 공사를 연이어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도 연간 400~500명씩 충원할 예정이다.

매년 전 세계 정유 플랜트 공사의 절반가량(200억달러)을 발주하는 아람코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 2010년께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간 정유플랜트 수주 규모는 지금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3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정유 플랜트 시장은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 들이는 중동국가들의 초대형 공사 발주에 힘입어 연평균 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74억달러였던 세계 시장규모는 2010년께 45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플랜트 업계 관계자는 "중동 산유국들의 강력한 산업화 욕구와 에너지 수요 증가로 플랜트 발주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아람코의 경우도 이미 2020년까지 투자 계획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주력 분야인 석유화학 플랜트와 함께 정유 플랜트 부문을 양대 축으로 삼아 외형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 회사가 수주하는 연간 50억달러의 공사 중 석유화학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3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정유 플랜트 부문이 석유화학 부문만큼 커지고 가스 플랜트 등 다른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10년께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은 올해의 3배에 가까운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