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11일부터 사흘간 도쿄돔에서 시즌 세 번째 한국인 타자 대결을 벌인다.

연휴 기간인 '골든 위크'로 지옥의 9연전을 치렀던 이승엽과 이병규는 7일 하루 쉰 뒤 8일부터 정상적인 6연전에 나선다.

센트럴리그 1위를 질주 중인 요미우리의 이승엽은 한신 타이거스, 주니치 등 하위팀과 연전에 출장하나 전통의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3위로 처진 주니치의 이병규도 1게임차 4위인 히로시마 도요카프, 요미우리와 버거운 싸움이 예정돼 있다.

요미우리와 주니치는 상대전적 3승3패로 호각세인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이승엽과 이병규가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왼쪽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이승엽은 지난 5일 야쿠르트전에서 시즌 7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모처럼 3안타를 때리긴 했으나 페이스 자체가 너무 잔잔하다는 게 걸린다.

초반부터 폭풍타를 날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슬로 스타터' 원래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왼쪽 어깨에 발목이 잡혀 한 번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홈런보다 타율에 집중하고 있지만 0.262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고 홈런 1위인 타이론 우즈(주니치.12개)와 격차도 좁히지 못했다.

동료인 다카하시 요시노부(0.315), 오가사와라 미치히로(0.326)가 각각 홈런 7개를 때리며 활발한 공격을 펼치고 있는 덕분에 지난해와 달리 이승엽이 타석에서 느끼는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찬스에서 한 방을 쳐줘야 하는 '4번 해결사'의 원래 책임감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특히 홈런과 타점(33개)에서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는 우즈와 주말 홈에서 '해결사 전쟁'을 벌여야 하는 터라 금주 이승엽의 활약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이승엽은 4월과 지난주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우즈에게 판정패했다.

주전 중견수 자리 지키기에 비상이 걸린 이병규는 금주가 고비다.

이병규는 지난 1~3일 나고야 돔에서 벌어진 요미우리전에서 히데노리에게 두 차례나 선발 기회를 내주고 벤치를 지켰다.

다행히 히데노리가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다면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이 2년차 후지이 아쓰시를 내보내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주니치 계열 스포츠전문지 '주니치 스포츠'는 7일 인터넷판에서 이병규를 마사지 한 트레이너의 말을 인용, '몸이 놀랄 만큼 피곤해 보였다'고 전해 이병규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요코하마전에서 9회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려 19타석 만에 안타를 기록하는 등 안타 생산 간격이 뜸해진 게 결정적이다.

이병규가 히로시마와 요미우리를 제물로 0.259까지 떨어진 타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주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승엽.이병규 주간 일정
▲이승엽= 한신 타이거스(8~10일.고시엔구장.이상 18시)
주니치 드래곤스(11~13일.도쿄돔.이상 18시)
▲이병규= 히로시마 도요 카프(8~10일.후쿠야마, 히로시마 시민구장.이상 18시)
요미우리 자이언츠(11~13일.도쿄돔.이상 18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