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종업원 보복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 소환 통보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 김모(22)군이 30일 귀국길에 올랐다.

착잡한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문 김군은 이날 오후 2시10분(이하 한국시간)께 서울대 동양사학과 역사현장 답사팀과 함께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국제공항으로 들어섰다.

김군은 운동화와 청바지, 베이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공항 2층 출국장에 도착했으나 무거운 표정으로 주변 사람들과 일체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김군은 남방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서울 가회동 자택에 들렀다가 곧바로 경찰에 자진 출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남방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는 공항청사 18번 게이트 대합실 앞에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일반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귀빈용 차량을 타고 계류장을 통해 먼저 탑승했거나 복장을 바꿔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방항공 여객기 승객들은 당초 예정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4시20분께야 탑승이 허용되자 수근거렸으며 이들은 15분 뒤인 4시35분께 겨우 탑승을 완료했다.

승객들은 "중국 비행기들이 늦게 출발하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여객기가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륙시간인 4시20분부터 탑승을 허용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군은 29일 서울대 동양사학과 역사현장 답사팀 23명과 함께 베이징 시내 쯔진청(紫禁城)과 이허위안(이<臣+頁>和園)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베이징대학을 방문했다.

김군은 이틀 전인 28일 베이징에 도착해 만리장성 답사를 마치고 시내 선박플라자호텔에 투숙했으나 30일 귀국할 것이냐는 질문에 일체 답변을 하지 않고 함구로 일관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군은 이번 학기부터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들어와 25일 서울대 중국 답사팀과 함께 단체비자로 선양(瀋陽)을 통해 중국으로 입국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