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4개국 대학생 150명이 참가,창업 아이디어를 겨루는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에서 싱가포르 경제사회과학대학 학생인 샤닐리 친타파타리티 등 싱가포르 1팀이 제안한 전자명함이 최고의 아이템으로 뽑혔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청이 주관하고 KT&G가 후원해 지난 3월30일부터 2박3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에는 4개국에서 8개팀이 참가했다.

각국 대학생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론과 발표를 통해 각자의 아이템을 평가,우수작을 선정했다.

싱가포르 1,2팀이 1등상과 2등상을 받았고 일본 와세다·게이오 연합팀이 3등상을 받았다.

특히 300여명의 일반인들이 참관인으로 참여,대학생 창업교류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참가 학생들이 가장 뛰어난 창업 아이템으로 꼽은 싱가포르 1팀의 전자명함은 휴대용 명함정리기로 실용성 및 사업성이 높고 기술적으로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기존 명함 크기의 기기를 컴퓨터에 연결해 전자식으로 전화번호와 이름 등을 입력,휴대하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했다.

다양한 편집이 가능하며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알파벳은 물론 전화번호 입력날짜 등의 순으로 검색이 가능토록 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와세다대학 연합팀이 제안한 '에코 자판기 시스템'은 환경보호를 비즈니스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반 자판기에서 1회용 용기 말고도 이용자가 가져온 컵 등을 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1회용 용기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자판기 이용료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판기에 광고 시스템을 설치해 특정 회사의 광고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보고 나면 자판기를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광고요금 시스템도 적용했다.

광고를 선택한 대가로 자판기 이용료를 특정 회사가 일부 분담하는 식이다.

이 시스템은 커피 등 음료는 물론 도시락 등 자판기라면 모두 적용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싱가포르 2팀은 특정한 물건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 위치 인식 시스템의 사업화를 제안했다.

이 인식 시스템은 열쇠 지갑 등 집안에서 쉽게 잃어버리는 물건에 특수한 칩을 부착해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주파수를 달리 하면 다양한 물건에 적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 2팀은 사업제안서에서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의외로 조그마한 물건들을 분실해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 이 같은 아이템을 생각했다"며 "어린아이나 애완동물 등에도 적용하는 기술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의 연합팀이 출품한 장갑형 키보드와 마우스는 독창적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

노트북 등의 입력장치를 없애고 특수한 센서가 달린 장갑을 이용,컴퓨터 등에 글자를 입력한다는 아이템이다.

관절의 비틀림 현상을 응용한 창의성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그러나 실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적 어려움이 많다는 게 걸림돌로 지적됐다.

중국 베이징대학팀은 세무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복잡하고 자주 바뀌는 중국의 세무 규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회원으로 가입한 회사는 세금 납부나 세무 관련 정보를 전문가에게 조언받을 수 있고,가입 회원끼리 정보나 자료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중국의 경영 환경을 이용한 창업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대학생 창업교류전은 2003년 한·중대회로 처음 열린 이후 2004년 한·중·일대회로 확대됐고 작년부터 싱가포르도 참가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 등의 참가를 적극 유도,명실상부한 아시아대학생 창업 네트워크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중국의 벤처캐피털 관계자 등이 참관,각 창업 아이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