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특별사면을 받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오너 형제들이 두산중공업 ㈜두산 등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아 경영에 복귀한다.

2005년 7월 발생한 이른바 '두산사태'로 불리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오너 3세인 박용성 전 회장(3남)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5남)을 등기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또 박 부회장은 이날 ㈜두산의 등기이사 후보로도 추천됐다.

이들은 내달 16일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최종 선임될 전망이다.

박 전 회장의 경우 두산중공업의 이사회 의장도 맡을 계획이다.

주총 이후 박 전 회장은 현재의 두산인프라코어 비상근 등기이사와 함께 두산중공업 등기이사가 된다.

박 부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와 두산중공업 등기이사,㈜두산 등기이사가 된다.

앞서 4남인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전 서울대병원장)은 작년 두산산업개발 등기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대표이사도 맡았다.

두산 오너 형제들은 그러나 새로 등재되는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맡지 않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일상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오너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인수·합병(M&A) 등 이사회의 전략적 의사결정에만 참여하기 때문에 '오너 경영'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며 "글로벌경영과 속도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두산의 설명에도 불구,'사면되자마자 곧바로 등기이사로 복귀한 것은 너무 이른 게 아니냐'는 일부 부정적 시각이 상존하고 있어 두산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들은 다음 달 주총에서 오너들의 등기이사 선임 반대운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