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인 18일 시민들은 가족ㆍ친지들끼리 한 자리에 모여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낸 뒤 돼지의 해인 정해년(丁亥年)을 맞아 풍성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세배와 덕담을 주고 받으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놨으며 차례 음식과 떡국을 함께 만들어 먹으면서 서로 건강과 행운을 빌었다.

차례를 마친 시민들의 성묘 행렬도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경기도 파주시 용미리 공원묘지에는 9천500여명의 성묘객이 몰렸으며 경기도 고양시 벽제공원묘역과 서울 중랑구 망우리 묘지에도 각각 600여명과 500여명의 성묘객이 찾았다.

또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와 임진각 등에는 북녘에 고향을 두고 내려온 실향민들이 망향의 한을 달래며 하루 빨리 통일이 이뤄져 조상들의 묘지를 직접 찾아볼 수 있게 되길 기원했다.

한편 차량과 시민이 대거 빠져나간 데다 상점이 대부분 문을 닫은 서울 시내는 모처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을 기록할 만큼 포근한 날씨 속에 차례를 마치고 나온 가족 및 연인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극장가와 고궁 등을 찾아 연휴를 만끽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연 만들기와 외국인 가래떡 썰기를 비롯한 민속문화 체험 행사가 진행됐으며 서울역사박물관 광장에서도 판소리와 탈춤, 널뛰기ㆍ제기차기ㆍ투호ㆍ팽이치기 등 전통 놀이 체험 행사가 열렸다.

경복궁과 덕수궁, 창경궁 등 시내 주요 고궁에서도 관광객과 시민들이 전통 놀이패들의 공연과 문화 행사를 경험했다.

덕수궁을 찾은 이영준(37)씨는 "평택에서 서울 본가로 올라와 차례를 지낸 뒤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왔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ㆍ문화 현장 교육을 위해 고궁을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