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원의존 탈피 제조업 키운다 … 푸틴 '경제구조 고도화' 강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원 의존형 경제구조 탈피'를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6일 크렘린에서 러시아 재계 지도자 24명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처럼 자원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혁신경제'(innovation economy)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유와 천연가스,광물 및 목재 등의 자원을 원자재 형태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이를 가공,고부가가치로 상품화해야 한다"며 "이런 제품을 만드는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참석한 재계 대표들에게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경제혁신 등으로 러시아 경제 수준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달라고 당부했다.

또 러시아 경제의 현대화와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가공산업 육성과 인프라 보강,법인세와 투자상의 혜택 등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제조업 발달을 위한 진정한 전제 조건들이 충족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기회를 놓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재계가 혁신경제 성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크렘린 웹사이트는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자원 쪽에 집중돼온 경제 역동력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임기 1년을 남겨둔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후임자에게 향후 러시아 경제의 과제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세계 1위 천연가스 공급국이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 석유 생산국인 러시아는 고유가 덕에 푸틴이 재임한 지난 7년 동안 경제가 호조를 보여왔다.
러, 자원의존 탈피 제조업 키운다 … 푸틴 '경제구조 고도화' 강조

러시아는 수출의 3분의 2가량을 원자재,특히 에너지쪽에 의존해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동안 러시아 경제가 지나치게 '자원 의존형'이라는 지적을 해왔고 푸틴도 이런 경제구조의 취약점을 인정,새로운 경제시스템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크렘린 회동에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과 세계 최대 알루미늄 기업을 공동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와 빅토르 벡셀베르그,석유회사 루코일의 바깃 알렉페로프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러시아 재계를 대표하는 '러시아산업연맹' 멤버들로,7일 창립 15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한편 이날 회동을 선거를 앞둔 푸틴의 '재계 길들이기'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특히 러시아 검찰이 푸틴-재계 대표 회동을 하루 앞둔 5일 탈세 혐의로 복역 중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에 대해 돈세탁 혐의를 추가하면서 이 같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러시아 재계는 푸틴의 독단적 리더십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