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성원 부장판사)는 1천억원대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구속기소된 다단계 업체 N사 대표 정모씨에게 징역 6년, 이 회사 회장인 정씨 아버지 탤런트 정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정씨 부자는 작년 7월 서울에 N사를 차려놓고 "투자금의 150%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9천여명으로부터 1천34억원을 불법적으로 투자받아 가로채고 법인 계좌에 입금된 투자금을 개인당 2억여원에서 많게는 15억원씩 자신들의 계좌로 이체해 사용한 혐의로 아버지는 불구속, 아들은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N사의 자금능력이나 영업능력 등을 고려할 때 신규투자자의 계속적인 영입이나 투자금의 지속적인 약속없이는 투자금에 대한 원리금이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해 투자금 유치는 투자금 명목으로 금원을 가로채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순수익도 아닌 총투자금의 10%에 해당하는 돈을 분배받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반환돼야 할 회사의 재산을 횡령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특히 "정씨는 아들 부탁으로 회사홍보 업무에만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아들에 대해서는 "모든 업무를 총괄한 대표이사로서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정씨 부자 외에 7명의 N사 임원들 중 박모씨 등 6명에게 징역 4년~2년의 실형을, 한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며 투자자들 중 상위 직급자들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1천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N사의 임원들로서 유사수신 및 사기 범행을 주도해 합계 1천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챘고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하기까지 해 죄질 및 범정이 매우 무거우므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