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전 금감원장(70)이 10일 구속 중인 김흥주 삼주산업(전 그레이스백화점) 회장 로비의혹과 관련,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지난 9일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던 검찰은 조만간 김흥주씨가 만든 친목모임인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 모임' 멤버였던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혀 수사가 정·관계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서부지검은 이날 오후 이 전 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은 2001년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구속)에게 김흥주씨를 소개시켜준 뒤 김씨가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당시 김 부원장이 개입하도록 지시했는지와 이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은 "골드상호신용금고를 지정해 인수하라고 얘기한 것은 아니며 김씨가 인수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연결해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유신종 당시 골드상호신용금고 대표도 소환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흑자가 났음에도 불구,금감원 지적 때문에 마지못해 금고를 팔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밝혀 당시 금감원의 압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실장은 1999년 김씨로 하여금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사무실을 마련케 한 뒤 보증금과 임대료까지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전 실장은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 모임(45인회)'을 통해 김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