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가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만리장성 뛰어넘기에 실패해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다.

유남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시내의 알아라비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유승민, 주세혁(이상 삼성생명), 오상은(KT&G)을 내세웠으나 중국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지난 1986년 서울 대회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룬 후 16년 만에 성사된 중국과 결승 대결에서 완패, 금메달 꿈을 접었다.

지난 5월 독일 브레멘 세계선수권대회 때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하고도 중국에 0-3으로 졌던 한국은 시원한 설욕전을 기대했으나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2004아테테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세계 8위)을 1단식에 출격시켜 승부수를 띄웠으나 중국도 당시 올림픽 결승에서 유승민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세계 4위 왕하오로 맞불을 놨다.

그러나 유승민은 초반 주도권을 잡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무너졌다.

첫 세트 포어핸드 드라이브를 앞세워 6-3 리드를 잡은 유승민은 왕하오의 파상공세에 휘말려 9-9 동점을 허용했고 10-10 듀스에서 백핸드 푸싱이 네트에 걸려 첫 역전을 허용한 뒤 회심의 3구 공격이 상대 테이블을 벗어나 기선권을 빼앗겼다.

기세가 오른 왕하오는 2세트 3-3부터 적극 공세로 유승민을 몰아붙여 세트 스코어 2-0을 만들었고 수세에 몰린 유승민은 3세트 4-7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왕하오의 백드라이브에 걸려 첫 게임을 내줬다.

2단식에 나선 오상은은 세계 2위 마린을 맞아 백드라이브를 구사하며 첫 세트를 따낸 뒤 세트 스코어 2-2에서 승리 기대를 부풀렸지만 이면타법의 노련한 공격으로 허점을 파고든 마린에게 2-3으로 졌다.

2003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인 `수비 달인' 주세혁도 3단식 상대인 왼손 셰이크핸드 천치에게 끈질긴 커트 수비로 3세트를 이겼지만 날카로운 스매싱을 견뎌내지 못하고 1-3으로 패했다.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는 중국이 싱가포르를 3-0으로 제압하고 우승, 단체전에 걸린 2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도하=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