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는 160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과 중국 경기 등 해외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조정을 받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정경수 우리크레디트스위스(C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전무)은 5일 "기업의 이익이 주가 흐름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됐다"며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은 기대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어서 2분기를 바닥으로 서서히 실적 개선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내년도 거시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전망이 양호해 주가도 상승세를 탈 것이란 설명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4% 중반대로 예상되고 지난해와 올해 정체됐던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내년에는 10%대 후반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수출도 10% 이상 늘어나 5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 기대된다고 그는 진단했다.

정 전무는 "주가는 경기가 침체기를 거치면서 회복 기미가 보이기 시작할 때 대폭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가 바로 그런 시점이며 코스피지수는 1550에서 1600까지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호황의 배경에는 중국의 강한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며 "세계 경기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이 고도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노출할 경우 증시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미국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여전히 경착륙 우려가 남아있기 때문에 고용지표와 소비동향 등을 주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급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유의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난해 4조원 수준이던 외국인 순매도액은 올 들어 11조원까지 늘어나는 등 매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전무는 "최근 수년간 한국증시가 재평가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의 투자 매력이 신흥시장 국가로서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점이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로 이어졌다"며 "따라서 당분간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중장기 상승 추세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당분간 내수주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주 음식료주 건설주 등의 전망을 밝게 봤다.

그는 "내수업체들도 수출주 못지 않게 경쟁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많다"며 "특히 내수업종을 대표하는 우량주들은 프리미엄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철강 등 소재주들도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부진한 정보기술(IT)주 전망과 관련,정 전무는 "내년 1분기 실적 둔화 우려감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우량 IT주는 최근 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므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1981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그는 2003년부터 새마을금고연합회 자금운용본부장을 맡았고 지난 6월에 우리CS운용으로 옮겨 주식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