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본이 국내 대형 오피스 빌딩을 '싹쓸이'하고 있다.

외국계 펀드와 기업들은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증가를 배경으로 낮은 자금조달 금리 및 금융 노하우 등을 앞세워 서울 강남권과 도심권의 핵심 오피스 건물을 대거 인수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중 팔렸거나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서울지역의 연면적 1000평 이상 대형 오피스 빌딩 10개 가운데 7개를 외국계 자본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투자금액은 6511억원으로 10개 빌딩 총 매각금액 7588억원(추정)의 85.8%에 달한다.

3분기 중 외국계 자본이 인수한 주요 빌딩은 서소문동 명지빌딩(2600억원대),남창동 대한화재빌딩(1500억원대),회현동 명동타워(580억원 선) 등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호주의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인 매커리가 순화동 M타워(1167억원)를 인수,올해 매물로 나온 1000억원대 이상 대형 오피스 빌딩 3개의 소유권이 모두 외국계에 넘어갔다.

이에 따라 올 3분기까지 외국계 자본의 투자금액은 전체의 61%인 9133억원(11건)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 오피스 빌딩 매매가격은 지난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평당 1000만원을 넘는 등 상승추세여서 외국계 자본은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상당한 매매차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오피스 빌딩 평당 매매가격은 사무실 공실률이 감소하면서 지난 1분기 874만원에서 2분기 1028만원,3분기 1200만원 등으로 급등하고 있다.

오피스 빌딩 조사 전문기관인 신영에셋의 홍순만 팀장은 "국내 오피스 빌딩은 매매가격이 매년 10% 이상 뛰고 있어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외국계 자본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