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10분 연장 발표후 드라마시간 되레 줄어"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이 방송시간을 편법으로 늘려 회당 수천만원의 부당 광고이익을 챙기면서도 실제 드라마 방송시간은 줄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의원이 26일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등에서 입수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주몽의 회당 광고수익은 지난달까지는 3억8천900여만원이었으나 이달들어 4억4천500여만원으로 14.4%나 늘었다.

이는 주몽이 지난 5월15일 첫방송 이후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이달부터 방송시간을 종전 70분에서 80분으로 늘려 광고를 추가했기 때문이라는 것. 방송 전후 광고는 본 프로그램 시간의 10%까지 설정할 수 있다.

현재 주몽이 50부작으로 제작중이고 이달초 30회분 부터 회당 5천600여만원의 광고수익이 추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총 11억7천여만원의 추가 이득을 올릴 수 있는 셈이라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정 의원은 "특히 방송시간 연장 발표로 MBC가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으나 실제 주몽의 드라마 방송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KOBACO 자료에 따르면 연장방송이 시작된 30회분에서는 방송시간(전 광고+드라마+후 광고)이 예정대로 80분을 채웠으나 이후 31회(74분), 32회(75분), 33회(75분) 등은 연장방송 직전인 29회(74분), 28회(75분) 등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특히 방송시간 연장으로 광고가 추가되면서 실제 드라마 방송시간은 연장 전보다 오히려 회당 평균 20초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MBC 인터넷 홈페이지의 '주몽' 게시판에는 방송시간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다수 올랐으나 MBC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MBC의 이같은 행태는 편성표를 믿고 TV를 시청하는 국민을 눈뜬 바보로 만드는 행위"라며 "시청률 만능주의로 방송시간을 연장하는데 대한 비난여론도 있는 상황에서 시간마저 속이는 행위는 간과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MBC와 광고를 판매하는 KOBACO 사이의 암묵적인 동의없이는 불가능한 불법행위로 총체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