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녀 이상 무주택자와 철거민 등에 대한 판교신도시 특별공급주택 청약을 받은 30일 53가구가 공급되는 중·소형(32·33평형) 주택은 평균 11.26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량 마감됐다.

연립주택을 포함,모두 139가구가 공급되는 중·대형 주택은 평균 2.08 대 1을 보였다.

이 가운데 인천지역에 배정된 14가구는 5명밖에 청약하지 않아 9가구가 미달됐다.

이 미달분은 31일 청약점수 75점 이상인 인천 세자녀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게 된다.

이날 중·소형 아파트 중에선 동판교에 있는 A20-1블록 주공 33평형이 18가구 모집에 125명이 신청,24.67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개통되는 판교역에 인접한 데다 중심상업시설과 가까운 점에서 청약자들의 인기를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A19-1블록 주공 32평형과 A9-1·2블록 대우건설 32평형,A21-2블록 주공 32평형도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넘었다.

중·대형 주택 가운데선 A21-1블록 금호컨소시엄 43평형이 30가구 모집에 111명이 신청,3.7 대 1의 경쟁률로 최고 인기를 끌었다.

31일부터는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25.7평 이하 공공분양 아파트 청약이 시작된다.

첫날은 노부모를 모시는 성남시 거주 무주택 가구주로서 불입횟수 24회 이상자만이 신청할 수 있다.

세 자녀 특별공급 큰 호응

특별공급은 인터넷 접수를 받지 않아 이날 현장접수처인 경기도 성남시 탄천 종합운동장에는 오전 일찍부터 수백여명의 청약인파가 북적였다.

개장 전인 오전 8시부터 청약 대기자 수십여명이 긴 줄을 이루자 시행사인 주택공사 측은 당초 오전 9시30분으로 예정됐던 개장시간을 30분가량 앞당겨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청약 신청자 가운데 80~90%는 세 자녀 이상의 무주택자들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적용된 세 자녀 이상 특별공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현장에는 지난 3월 1차 분양 때와 달리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주부들이 유난히 많았다.

이날 접수 대상은 자녀 수와 영·유아 수,세대 구성,무주택 기간 등에 따라 배점이 85점 이상인 경우로 제한됐다.

현장을 찾은 인원이 워낙 많자 자신이 신청한 평형의 '커트라인'이 90점 이상 될 것 같다며 가슴을 졸이는 청약 접수자도 많았다.

성남에서 온 김모씨(38)는 "만 6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한 사람당 5점씩 가점이 주어지는데 딸이 6개월만 더 빨리 태어났으면 90점이 됐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다"고 밝혔다.

"인터넷 접수 왜 안 하나" 불만도

한편 일부 청약자들은 복잡한 청약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고 인터넷 청약조차 되지 않아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와야 하는 등 불편이 많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용인에 사는 최승재씨(39)는 "어제 야근을 한 뒤 집에 들어가지 않은 채 이곳으로 왔다"면서 "1차 분양 때는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청약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오라고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용인 수지에서 온 김경환씨(40)도 "서류를 스캔해 인터넷 접수를 해도 될 텐데 굳이 현장에 오라고 해서 직장에 연차를 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주공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실수로 인한 탈락자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청약을 받지 않았는데,세 자녀 특별공급에 이렇게 사람이 몰릴 줄 몰랐다"고 밝혔다.

분당에서 온 정모씨(45)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세 자녀 특별공급이 처음 시행됐고 배점을 계산해야 하는 등 복잡한 부분이 많은데,주공에서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암호문같은 모집공고를 읽기가 너무 힘들다"고 지적했다.

배점을 잘못 계산해 청약지원 점수가 모자라 청약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 청담동에서 온 신모씨(44)는 "청약지원 점수가 80점이어서 접수하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현장 상황만 살펴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은·박종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