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던 쌈지가 달라지고 있다.

핸드백 지갑 구두 의류 등을 생산하는 토종 잡화브랜드 쌈지는 지난 1분기에 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데 이어 2분기에도 14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 같은 턴어라운드 배경에는 체질 개선과 새로운 유통채널 구축이 자리잡고 있다.

쌈지의 천호균 사장(57)은 21일 "영화제 등에서 문화상품 생산을 의뢰하는 1순위 기업이 바로 쌈지"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 기업으로 연내 한류콘텐츠 관련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유 중인 브랜드는 몇개나 되나.

"'쌈지'(SSAMZIE) '아이삭'(ISSAC) '놈'(NOM) '진리'(GJILI) '딸기'(DALKI) 같은 잡화와 의류인 '쌤(SSAM)' 등 매출 100억원이 넘는 7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마틴싯봉'(MARTINESITBON)과 '안나수이'(ANNASUI) 같은 고급 수입 브랜드도 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시장에서 장수하고 있는 국내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게 자랑이다.

스타 마케팅에 치중하는 기업들과 달리 음악 미술 등 예술을 상품에 접목시킨 문화 마케팅을 활용해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회사가 턴어라운드 중인데.

"올해 화두는 흑자전환 기조의 정착이다.

원가 절감,판매관리비 감축,구조조정에 따른 이자비 부담 경감 등에 힘입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400억원선,영업이익은 50억원을 조금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실적부진으로 투자자들한테 미안했는데 올해는 당당히 실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달라졌나.

"그동안 브랜드 노후화,리뉴얼 시기 지연,내수중심 사업구조 등으로 고전했다.

올 들어 브랜드 리뉴얼과 수입 브랜드 판매망 확충,중국 진출,인력 조정 등에 힘썼다.

지난 1분기 본사 사옥 매각(85억원)으로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자체 매장을 늘리는 등 판매 창구 다양화에도 적극 나섰다.

재래 시장의 풋풋함을 재연한 '쌈지마켓'도 인기를 끌고 있다.

상반기에 4개를 개점한데 이어 하반기에 8개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서울 인사동 '쌈지길'과 파주 헤이리 '딸기가 좋아'도 명소가 됐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백화점 비중이 기존 70% 선에서 6월 말 현재 60% 아래로 떨어져 수익성 개선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류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는데 사업 전략은.

"전체 580여명 직원 중 판매사원 350여명 등을 제외한 70여명이 디자이너일 정도로 연구개발(R&D)에 강점이 있다.

이를 살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를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류 관련 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르면 연내에 한류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은 '딸기'를 분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올해 이익 규모를 봐가며 배당도 고려하고 있다. 하반기에 기업설명회(IR)를 열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