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가운데 여성 고령인구의 빈곤화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이 15일 발간한 `2006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에 따르면 60세 이상 서울 시민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궁핍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대다수(74.6%)는 생활비(용돈)를 본인이나 배우자를 통해 마련하고 있었으나 여성의 경우 이 같은 비율이 44.3%에 그쳤고 `자녀나 친척을 통해 마련한다'(50.9%)는 비율이 높았다.

자녀나 친척에게 용돈을 타 쓰는 남성은 23.8%에 불과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월평균 소득에서도 여성의 23.0%는 아예 소득이 없었고 44.6%는 50만원 미만, 17.7%는 50만원∼100만원 미만이었다.

남성의 경우 소득이 없는 비율이 9.5%, 50만원 미만이 28.9%, 50만원∼100만원 미만이 27.1%로 여성보다 덜 빈곤했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자 현황을 살펴봐도 여성은 전체(31만3천981명)의 37.5%(11만7천666명)를 차지해 남성(62.5%.19만6천315명)에 훨씬 못 미쳤다.

급여 종류별로도 남성은 대다수인 87.8%가 노령연금을 타는 데 반해 여성은 57.6%만 노령연금을 수급하고 유족연금을 타는 경우도 31.1%나 됐다.

서울여성 측은 "노후 준비에서 여성들은 공적연금보다는 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우리나라 사회보험 자체가 노동시장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어 무임금 가사노동을 하던 여성들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경제적 소외는 취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5∼39세에 정점(93.4%)을 이루는 완만한 종(鍾) 형태를 이루고 있었으나 여성은 25∼29세에 정점(57.1%)에 달했다가 낮아진 뒤 40∼44세를 전후로 높아진 뒤(47.6%) 다시 완만한 하향 곡선을 이루는 M자 형을 그렸다.

또 구직 실패율도 여성이 더 높아 구직활동을 한 여성의 83.1%가 직업을 구하지 못했으나 남성은 52.5%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