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금리인상 `도미노' 얘기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ECB와 BOE가 정도 차는 있으나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 인플레 고삐 조이기가 당분간 국제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로 제기될 것임을 예고했다.

일본은행과 호주은행도 앞서 금리를 각각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관심은 오는 8일 소집되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중단될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 2004년 6월부터 FOMC 때마다 0.25%포인트씩 모두 17차례 상승해 현재 5.25%인 연방기금 금리가 이번 회동에서 `드디어' 동결될 것이라던 앞서의 관측을 흔드는 최신 지표들이 속속 제시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3일 BOE가 예상과 달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기본 금리를 4.75%로 상향조정한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연말까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40% 가량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BOE 관계자들은 '추가 인상을 서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취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반면 ECB의 금리 인상은 예상된 조치라고 비즈니스위크는 분석했다.

지난달 5일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충분히 점쳐져왔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위크는 특히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가격 추이를 계속해서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한 것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트리셰가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때는 "방심하지 않을 것(vigilance)"이란 표현을 쓴데 반해 지난 3일 회동 때는 "예의 주시할 것(monitor developments closely)"으로 `톤다운'된 점을 주목했다.

따라서 ECB의 추가 인상이 서둘러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트리셰 총재는 그러면서 "ECB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해 금리인상 여지를 분명히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 워싱턴 쪽으로 모아질 수 밖에 없다고 비즈니스위크와 로이터 등이 일제히 분석했다.

로이터는 3일 나온 미국의 최신 경제지표들이 FRB의 금리동결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구매관리협회(ISM)의 서비스지수가 6월의 57.0에서 7월에 54.8로 떨어진 것을 우선 지적했다.

7월 수치는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타격을 받은 지난 200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제가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또다른 핵심 지표인 공장 신규수주도 6월에 예상보다 낮은 1.2%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송과 방산 부문만 상대적인 활황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가 조사해 3일 공개한 8월 FOMC의 금리 재인상 가능성에 대한 최신 비율은 43%로 나타났다.

이전보다 금리동결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FRB의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재부상하는 것은 월가 일각에서 미국이 인플레는 심화되면서 성장은 둔화되는 최악의 경기 시나리오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때를 같이 한다.

일본은행이 앞서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콜금리를 제로에서 0.25%로 올린 것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로드리고 라토 총재는 3일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이 다시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남아공 중앙은행은 금리를 8%로 0.5%포인트 인상했으며 호주은행도 금주들어 금리를 6%로 상향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