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많고 은행이 몰려 있는 곳.' 대부업체들이 터를 잡는 명당 자리다.

실제 방문대출자를 유치하고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부업체들은 이 같은 곳에 집중된다.

대부업체들은 서울에서 그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으로 강남 명동 노원 영등포 신촌 등을 꼽고 있다.

서울의 대부업 중심지인 이 다섯 곳을 비교해 봤다.





○강남·명동은 직장인의 텃밭

강남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대부업 1번지다.

서울시에 따르면 7월 현재 강남구 지역에는 1356개의 대부업체가 등록돼 있다.

단일구로서는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다.

서울시에 등록돼 있는 9648개의 대부업체 중 15%가량이 강남구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강남구 면적(39.55㎢)을 감안하더라도 1㎢당 34.28개의 등록 대부업체가 자리잡고 있어 밀도도 대부업 중심지 다섯 곳 중 가장 높다.

러시앤캐시나 산와머니 같은 기업형 대부업체의 본점은 예외 없이 모두 강남에 몰려 있다.

이러한 강남 지역 대부업체들의 주 고객은 직장인이다.

그것도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은 화이트칼라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1인당 대출액수도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다.

한 대형 대부업체 A사에 따르면 이 업체의 1인당 서울지역 평균대출액은 200만원이지만 강남의 대출액은 220만원을 상회한다.

오래 전부터 사채업이 발달해 대부업의 본산지로 불리는 명동도 고객층 면에서는 강남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1인당 대출액수도 220만원 정도다.


○신촌보다 노원이 핵심 지역

노원지역도 대부업체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등록 대부업체 수에서는 263개로 5개 지역 가운데 최하위지만 1년간 등록 대부업체 증가율 면에서는 58%로 가장 높았다.

또한 노원은 신촌보다 유동인구가 훨씬 적은 편이지만 수익면에서는 신촌을 앞서고 있다.

신촌에는 대학생을 비롯 젊은층 고객이 많아 1인당 대출액이 180만원에 못 미치지만 노원은 평균 200만원 이상이라는 게 대부업계의 전언이다.

또한 고객 수도 한 달에 350명 정도로 300명에 못 미치는 신촌을 압도하고 있다.

A사의 경우 노원지역에서 한 달에 대출하는 액수가 7억원에 육박하지만 신촌에서는 5억원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신촌지역이 수익성 면에서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동인구가 많아 광고효과는 그 어느 지역보다 크다"고 말했다.


○영등포에는 자영업자 고객 많아

신촌의 주 고객이 젊은층이라면 영등포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30∼40대 자영업자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다른 곳은 자영업자가 10% 미만이지만 영등포의 경우 2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1인당 대출액은 170만∼180만원으로 평균에 못 미친다.

신용대출을 하는 대부업체들이 자영업자보다는 수입이 일정한 직장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이 여의치 않은 자영업자 비율이 높아서인지 영등포는 명동지역과 함께 무등록 대부업자나 불법 대출 중개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이재선 대부업협회 사무국장은 "일반적으로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는 해당 업체가 등록돼 있는지와 이자가 연 66%를 넘거나 불법 선이자를 받는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