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달 초 한 언론인을 통해 전해진 자신의 발언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진 데 대해 "내 잘못이다"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버냉키 의장은 23일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짐 버닝 공화당 상원의원이 FRB 의장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입놀림이었다는 질책성 질문을 던지자 "당시 사건은 나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시장과의 대화를 공식 채널을 통해서만 하겠다"며 입조심을 다짐했다.

지난 1일 CNBC의 간판 앵커 마리아 바티로모에 의해 "언론이 내 발언을 오해해 나를 비둘기파(온건파)로 보는 것 같아 우려된다"는 자신의 말이 전해지자 금융시장이 심하게 요동친 데 대해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금융시장은 버냉키가 불과 4일 전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뒤집었다고 해석했었다.

버닝 상원의원은 최근 미 증시의 주가 하락에 대해 FRB가 책임이 있다고 느끼지 않느냐고 버냉키를 다그쳤다.

이에 대해 버냉키는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인식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다음 달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까지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지표를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버냉키는 또 "일반 국민들이 금융 노하우와 수완을 닦는 것이 개인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도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점점 복잡해지는 오늘날의 금융서비스 시장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